▲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로 엿새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아어가고 있다.  이날은 지난번 단식 농성을 시작했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흰 천막을 설치해서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단식 초반에는 앉아서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날은 하루종일 누워 있었고, 오전부터 의료진들이 천막을 오가면서 황 대표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한국당과 황 대표를 보는 민심은 매섭다.  이날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에 국민 3명 중 2명 꼴로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황 대표의 단식 투쟁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28.1%,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67.3%로 나타났다.

왜 공감을 못얻을까

한국당이 ‘비례대표 없이 국회 270석을 모두 지역구로 뽑자’는 시대착오적 방안을 내놓고, 장외투쟁만 되풀이해오다, 마지막에 ‘우리 당을 넘고 가라’고 몽니 부리는 그간의 8개월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자성과 대안도 없이, 퇴로와 기약도 없는 황 대표의 단식도 일방적으로 배수진만 다시 친 모습으로 비친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적 명분과 실리’가 없다는 것이다. 단식의 명분으로 지소미아·패스트트랙·국정실패를 내세우지만 그것을 가지고 국가위기나 정권퇴진의 불을 부쳐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턱없는 허세일 뿐이다.

이날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에서 “국민들은 한국당을 지금 썩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다. 이 썩은 물이 가득찬 곳에 맑은 물 몇 바가지 붓는다고 해서 그 통의 물이 맑아지냐.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지금 한국당과 여러 당원, 의원님들이 처한 그런 상태”라고 작심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에 관해서도 “황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왜 감동을 주지 못했나. 김영삼 대통령이 하셨던 것처럼 희생이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들 뭘 희생하셨나, 뭘 버리셨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모든 공천과 관련한 권한을 내려놓고 외부의 명망 있는 인사들로 독립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구성해, 공천을 공관위에 백지 위임하라“고 요구했다. 보수 통합에 관해 홍 교수는 “많은 국민들은 ‘그 밥에 그 나물’로 순서만 바뀌어서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두 그만두어야 한다. 죽어야 산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외부 명망가로 구성된 독립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의원이 권한을 백지 위임해야 한다”며 “최고위는 공관위 안의 승인 부결이라는 포괄적인 권한만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비전 제시와 현안에 올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기 오자서 열전에 '도행역시'(倒行逆施)란 말이 나온다. 도리를 따르지 않고 무리하게 행하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도행역시의 결말은 비운의 죽음이라는 것을 황교안 대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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