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청담동 우리들병원/조선일보 캡쳐
[심일보 대기자] 우리들병원 1400억 대출사건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근 한국일보가 이 사건의 당사자인 신혜선이란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그동안 의혹만 제기됐던 내막이 드러난 것. 이후 다수의 언론등이 이 사건과 관련한 취재에 들어간 것은 물론이고, 구독자수 수십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들이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들병원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우리들병원을 경영하던 이상호·김수경 부부(현재는 이혼)가 지난 2012년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대출과 관련한 채무 처리 과정에서 동업자였던 신혜선 씨와 불거진 분쟁 해결에 현 여권 인사들이 얽히고 설켰다는 의혹이다.

당시 이 원장은 개인회생 신청 전력 때문에 다른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신경외과 의사인 이상호씨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허리 디스크 수술을 담당한 인연으로 현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인 이상호 회장, 김수경 회장 등이 연루된 우리들병원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및 정권 실세들이 동원됐고, 이 과정에서 김수경 회장의 지인인 신씨가 피해를 본 사건이다. 산업은행과 우리들병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신한은행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원장에게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신한은행과 맺었던 연대보증계약 해지부터 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신한은행은 이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 과정에서 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법률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금융계 역사상 처음으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가 동시에 3곳이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오히려 특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상호 원장의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아 기사회생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이상호 원장을 도운 것이 출발점이 됐다. 신한은행은 이상호 원장이 전처 김수경 회장과 그의 동업자 신혜선 씨의 사이에 연대 보증인으로 묶여 있던 것을 해지해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 씨와 이 씨 부부는 2009년 신 씨 소유의 서울 청담동 L빌딩에 웨딩, 고급레스토랑, 화장품 판매 등을 위한 ‘아니베’란 회사를 공동 설립한 뒤 김 씨가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신한은행에서 아니베 명의로 260억원을 대출 받은 뒤, 신 씨가 연대보증인 및 담보제공자, 이 씨가 연대보증인이 됐다.

▲ 척추디스크 전문 우리들병원(이사장 이상호)
그러나 2012년 우리들병원 재정난, 이 씨의 개인회생 신청, 이상호 부부의 합의이혼 진행 등으로 이 씨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이 씨는 기존 채무부담을 없애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 씨는 한숨을 돌렸지만, 불똥은 신 씨에게 튀었다.

신 씨는 아니베 채무를 인수하고 사업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신한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 받기로 했지만, 신한은행은 이 중 7억2,400만원을 신 씨 동의 없이 이 씨의 개인대출 이자로 인출했다.

신 씨는 신한은행 청담동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 2명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했다. 두 사람은 2016년 1월 사금융알선과 사문서위조,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사금융알선 혐의만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신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신한은행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일부가 조작된 의혹이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해 추가로 경찰에 진정했다.

경찰은 2년 동안 사건을 붙들고 있다가 지난해 9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 역시 8개월 동안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질질 끌다가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올해 5월 서둘러 두 사람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신씨는 “검찰에서 사건 마무리하기 직전에 나를 불러 5분 조사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이 이 원장의 연대보증인에서 적극적으로 해제해주는 바람에 이 원장은 산업은행 대출이 가능해졌다. 이것은 당시 신한은행 청담동 지점장이었던 고준석이란 인사가 사금융알선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로도 입증된다.

신한은행, 3개 대통령 수상 뒷거래 의혹

어쨌든 이 원장은 신한은행 도움으로 산업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았고, 이후 이 원장은 물론이고 김수경 회장까지 기사회생해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다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 무려 3개 계열사가 대통령 임기 첫해에 이를 받았다. 이는 금융권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로 당시 모든 은행들이 깜짝 놀랐었다고 한다. 먼저 신한은행은 2017년 7월 13일 2017 청소년 및 가정의 달 기념 유공자 포상식에서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기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청소년 친화적 환경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민간기업으로 유일하게 상을 수상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사랑받는기업’ 정부 포상에서 대통령표창(기관부문)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세계기업가정신네트워크,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2017 세계기업가정신주간 한국행사’였는데 기관에서는 유일하게 신한금융지주가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정부가 주는 상이다.

불과 다음 달인 2017년 12월 20일에는 신한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당시 신한카드는 ‘제19회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받은 소식을 널리 홍보했는데, 이 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산업정책연구원이 선정하는 것으로, 브랜드 관련 국내 유일한 정부 포상 제도임을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27일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 무마 의혹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경찰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2012년 우리들병원의 거액 대출에 친문 인사가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3대 친문 농단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게이트’는 워밍업 수준이었다. 그 후 속속 밝혀지는 권력형 비리 범죄는 영화에나 나올 수준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사 중간에 주황색 글은 <선데이저널>의 기사 원문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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