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갈무리
[김민호 기자] “검찰 수사에서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고, 말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에서 괴로움이 컸을 것입니다”

2일 서초동의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시사플러스와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일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어제 오후 숨진 채 발견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 소속인 그는 올해 2월 파견을 마치고 유재수 부산시 전 경제부시장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해왔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비공식적으로 운영한 이른바 '별동대'에서 근무한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울산시장 야당 후보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1일 오후 참고인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그는 올해 초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사건을 수사하던 울산지검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와 관련해 울산에 내려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지난 29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별동대'의 선거 직전 울산행 자체는 시인하면서 이날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날 다수의 언론과 검찰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는 A4 용지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 종이 여러 장에 걸쳐 큼지막한 글씨로 작성됐고, 주로 아내·자녀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메모 가운데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 가족과 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에 아들이 명문대 면접을 봤는데 믿을 수 없다" "기쁜 일이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최근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수사 상황을 묻는 연락을 수차례 받았다며 지인들에게 괴로움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수사관은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범죄정보 분야를 주로 담당했으며, 윤 총장이 아끼던 수사관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일까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근무했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는 말이 없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 특검반원인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관 A씨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 등 외부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짧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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