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갈무리
[신소희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엔 이제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재개발 사업으로 2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주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주민의 97%가 정든 동네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직 사람이 사는 곳이 있습니다. 전광훈 씨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입니다. 언덕 위에 있는 이 교회는 오늘도 한쪽 첨탑이 부서진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 주민이 KBS에 제보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재개발로 떠나는 당사자에게 적절한 보상금이 돌아가야 하지만, 교회의 보상요구액이 재개발 조합과 협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하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미 이주가 97% 가까이 이루어진 재개발지역에 위치한 해당 교회가 무리한 보상금을 요구하며 이주를 치일피일 미루자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뉴시스 및 머니S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뉴타운 10구역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으로 563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교회 측은 근거로 교인 감소와 재정 손실 명목(110억원), 현재보다 6배가 큰 규모의 새로운 교회를 짓기 위한 건축비(358억원) 등을 들었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건물은 지하 1층에 지상 3층 규모로 연면적은 약 1,772㎡(537평)이다. 교회는 보상금으로 지하 4층에 지상 7층, 연면적 약 12,012㎡(3,640평)의 교회를 짓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축공사비를 연면적으로 나누면 평당 건축비가 천만 원가량 든다. KBS가 건축 원가 전문가에게 해당 건축비가 적정한지 문의한 결과. 전문가들은 대형 교회를 지을 때나 드는 규모라고 밝혔다.

 

▲ KBs뉴스 캡쳐
이에 반해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은 사랑제일교회 측이 요구한 보상금의 14%인 82억원 수준이다. 이에 재개발 조합은 82억원을 법원에 공탁했으며 교회를 상대로 퇴거를 요구하는 명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정윤기 경실력 정책위원은 KBS에 “지하1층에 지상 3층 건물인데 갑자기 그 건물의 연면적이 6배나 늘어난 부분에 대한 건축비까지 전부 다 부담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조합은 재결이 난 보상금 82억 원을 지난 7월 법원에 공탁했다. 이로써 법적으로는 교회 땅과 건물 등이 조합에 수용된 셈이다. 하지만 교회는 아직 나가지 않고 있고, 구역 내 건물들 철거와 착공은 지연되고 있다.

재개발 착공이 지연되면서 장위 10구역은 '슬럼화'되고 있다. 거리엔 쓰레기가 즐비하다. 특히, 장위전통시장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재개발 구역에 걸쳐 있는 시장은 점포 중 3분 2가 장사를 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상점도 을씨년스러워진 분위기에 손님이 줄고 있다.

▲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재개발구역에 들어간 시장 내 상당수 점포는 철거한 상태고, 일부만 남아 영업 중이다.
교회 측은 이에 대해 뉴시스에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으며 KBS에는 ”재개발 관련해서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날 KBS 보도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6월18일 집회에서 해당 보상금이 기정 사실화 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우리 올해 안에요. 교회 보상금 500억 나옵니다. 500억. 옛날부터 그 소리 했지”라고 자신했다. 전 목사는 1983년 이 교회를 직접 설립 한 후 현재까지 당회장직을 유지 중이다.

한편 최근 사랑제일교회 측 신도 일부는 서울 청와대 앞 효자로에서 지난 10월 부터 대규모 장외 농성집회를 열고 각종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전국 연합 예배‘를 진행 중이다. 또한 광화문광장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보수 성향 집회 등을 주도해 온 전 목사는 해당 집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막말 논란을 빚었다. 

전 목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외에도 내란 선동,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고발당한 상태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지난 10월 3일 개천절날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을 당시 불법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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