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첫째는 내가 학위도 없이 교수로 특채된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서는 적폐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생각, 둘째는 보수정권 시절에 학교로 들어오는 압력이나 항의로부터 나를 지켜주신 분께 진퇴에 관한 고언을 드리려면 최소한 직을 내놓고 하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셋째는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학교와 총장에 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하려면 더 이상 학교의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사직에 대해 “명분도 정의도 교훈도 없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직장에 사표 내는 데에 무슨 명분이나 정의나 교훈씩이나 필요한가”라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구(詩句)를 인용, 응수했다.
진 교수는 “누구나 제 삶의 서사를 갖고 있다. 그 서사가 깨지면 삶의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며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제 삶의 서사가 깨지지 않게 배려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선택도 남에게 모욕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지난 2012년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부임해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는 지난 19일 “오늘 마지막 수업 마치고 미리 써놓았던 사직서 냈다”라며 "내가 돈이 없지 '가오'(일본어로 얼굴이라는 뜻. 체면·자존심을 의미)가 없나. 이젠 자유다!'"는 글을 남겼다.
신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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