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김승혜 기자] 1946년 08월 15일생 우리나이로 74세 이외수. 그가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일 KBS 1TV에서 방영된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서다. 이외수는 지난 2014년 위암 2기를 판정받고 위 대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뒤에도 폐기흉 수술 3번, 유방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날 이외수는 극도로 고통스러울 만큼 가난했던 시절 살고자 하는 의지까지 저버리고 싶던 자신을 버티게 해준 은인, 춘천교대 미술 담당 한진구 교수를 찾았다. 그러나 한진구 교수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 중이었다.

그는 이외수에게 영상 편지로 "나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굉장히 반갑다. 너의 건강이 가장 걱정된다. 학교다닐 때도 건강이 안 좋았었다. 건강이 대단히 좋지 않을텐데. 그게 가장 걱정된다. 외수야, 참 생각을 많이 하고, 가끔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수는 "남자는 자기의 능력을 인정하는 사람한테 목숨을 바친다고 한다. 저를 인정하셨던 유일하신 분이다"고 오열했다.

이외수는 모두가 무시하던 자신의 열정을 응원해주었던 한진구 교수님에 대해 "배고픔에 허덕였던 시절, 교수님이 나를 위해 20kg 밀가루 한 포대를 사가지고 오셨다. 그걸 먹으며 끼니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씻는 것조차 사치였기에 늘 꾀죄죄한 모습으로 다녀 ’춘천 거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하숙집 방세 500원을 내지 못해 이곳저곳 쫓겨 다니느라, 안 살아본 학교 앞 하숙집이 없을 정도였던 것은 물론, 15일이나 굶었던 때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1946년생 이외수는 올해 나이 74세로 1976년 전영자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었다. 부인 전영자는 올해 나이 67세. 두 사람은 지난 4월 졸혼을 발표하고 현재 별거 중으로 이외수 작가는 강원도 화천에, 아내 전영자씨는 춘천에 살고 있다.

이들 부부가 선택한 '졸혼'은 말 그대로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2004년 일본의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의 책 〈졸혼을 권함〉 이후 등장했다. 혼인관계는 유지한 채 남편과 아내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졸혼' 외에 ‘결혼을 쉬어간다’는 뜻을 가진 '휴혼'도 있다. '휴혼'은 혼인관계는 유지한 채 6개월이나 1년 정도 일정한 기간을 정해 두고 부부가 떨어져 사는 것을 말한다.

'졸혼'이나 '휴혼'은 재산분할을 거쳐 혼인관계를 완전히 청산하는 황혼이혼과는 법적으로 차이가 있다. 황혼이혼의 경우 특별히 증여받은 재산이 없다면 대체로 5대5로 재산분할이 이루어지지만 '졸혼'은 여전히 법적으로는 경제공동체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하거나 재산분할, 소송 등 복잡한 이혼 절차를 꺼리는 부부들이 이혼 대신 졸혼을 선택한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막나가쇼’에서는 이외수와 졸혼을 선언한 전영자를 찾아가 인터뷰하는 김구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영자는 건강이 좋지 않다며, 소설가인 남편을 만나기 위해 하루에도 30명씩 넘게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삶에 지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외수의 경제적 지원은 전혀 없다. 10원도 못받고 있다”며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기에 삐쳐있는 상태인데 돈을 안 주면 들어올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한 달 한 달을 버티고 있다.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려 불우이웃돕기 좀 하라고 얘기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3년은 졸혼으로 살아보고 싶다. 결혼한 지 44년 만에 얻은 휴가다. 새로운 남자를 한 번 만나볼까”라며 졸혼 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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