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오며 구치소 관계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민호기자] 서울동부지법 권덕진(50·연수원 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7일 오전 1시쯤 검찰이 청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 영장을 범죄는 소명 됐으나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없다는 취지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 중 눈에 띄는 것은 '배우자의 구속'이었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를 설명하며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과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부부가 한꺼번에 구속될 만큼 중요한 범죄 혐의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촉구했던 일부 누리꾼들이 ‘권덕진아웃’ 실검(실시간 검색어) 올리기에 나서면서 ‘실검전’의 화력을 올리는 모습이다.

27일 오전 10시20분 기준 국내 최대 규모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선 ‘권덕진 아웃’이 실검1위를 차지했다.

 세계일보와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조국 구속’ 검색어는 이날 오전 9시쯤 실시간 검색어 순위 차트에 등장해 1시간 만에 1위까지 상승했다. 일각에선 ‘권덕진아웃’ 실검이 이날 오전 방송된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의 강용석 변호사가 ‘인싸뉴스’를 진행하며 “권덕진아웃 실검 1위 갑시닷!!!”라는 주제로 해당 실검 올리기를 촉구해 ‘실검1위’가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에 임명됐던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조국 국면’에서 조 전 장관 지지하는 측과 그를 규탄하는 측은 포털 실검을 두고 온라인 여론전을 벌인 바 있다. 8월 27일 조 전 장관 측 지지자들은 ‘조국힘내세요’ 실검을 시작으로 ‘한국언론사망’, ‘검찰쿠데타’, ‘나는 조국이다’등의 실검 올리기 운동에 나섰다. 그를 반대하는 측은 ‘조국 사퇴하세요’, ‘조국 구속’ 등의 맞불 실검을 올리며 일명 ‘실검전쟁’에 화력을 붙였다. 이에 이날 조 전 장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실검전이 다시 불 불을 조짐을 보이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에는 권 부장판사와 박정길(53·29기) 부장판사 등 총 2명의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있다. 두 판사는 한 주씩 돌아가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결정 역할을 맡는다. 그는 특히 지난달 27일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심사 및 발부 한 바 있어 이번 구속영장 심사를 앞두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권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 ‘원리원칙주의자’로 통한다. 경북 봉화 출신인 권 부장판사는 고려대 법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대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관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수원지법과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을 거쳐 2011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으며, 올해 서울동부지법에 부임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