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4.15 총선을 100여일 앞둔 3일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라고 못 박아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를 열고 "결전의 날이 네 달 쯤 남았다. 그 사이에 우린 더 철저히 부수고 바뀌고 혁신하고 국민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 마음을 얻어서 이번 총선에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싸움에는 대통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자유우파가 헌법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게 통합"이라며 "뭉치면 이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을 위해서 저부터 앞장서겠다. 금년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며 "우리당 중진들도 같이 험한 길로 가줬으면 좋겠다. 신진 세대에 정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 당의 뜻있는 모든 동지들이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겠다"고 외쳤다.

그동안 당 내부에선 황 대표가 비례대표 순번을 받고 전국 선거 운동을 뛰어야 한다는 의견과 험지 출마론이 팽팽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비례대표를 받는 대신 험지 출마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당 내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전직 당대표급 인사들에게 '전략 지역' 출마를 공개 요구하며 험지 출마를 압박해왔고, 홍준표 전 대표는 "강북 험지에 출마를 선언하는 모범을 보여라"며 반발하는 등 불만이 터져나왔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지나고 총선 준비에 몰입해야 하는 현 시점에 당내 반발 등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선 '정치 1번지'로 볼리는 서울 종로 출마가 점쳐진다. 종로가 지역구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여야 대표 인사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 대표의 종로 빅매치 성사 여부가 줄곧 주목받아왔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비주류  를 중심으로 "황 대표가 기득권을 버리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흐름도 있다. 한국당의 수도권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지금까지 보인 비전과 리더십으로는 수도권 선거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의원들의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며 "황 대표가 단순히 자신의 험지 출마로 상황을 돌파하려 해선 안 되고 좀 더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출마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집회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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