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3일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친형인 유병일(75)씨를 긴급체포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모산마을 입구에서 병일씨를 긴급체포해 신병을 안성경찰서로 호송했다.

경찰은 이날 금수원 근처 모산마을 입구에서 세월호 관련 수배·검거 대상자를 검거하기 위한 검문검색 도중 병일씨의 부인이 운전한 SM3 차량에서 조수석에 동승해 있던 남성이 병일씨임을 확인, 체포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병일씨가 유 전 회장 일가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짙은 만큼 경찰과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할 에정이다.

병일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인 금수원 대표를 지낸 인물로 횡령,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에서 매달 고문료 명목으로 250만여원을 받는 등 경영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검찰은 병일씨가 허위 고문료 등을 내세워 유 전 회장과 함께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온 횡령, 배임 혐의 등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병일씨를 상대로 허위 고문료를 받은 경위와 유 전 회장의 횡령 등 각종 경영 비리를 공모했는지 여부, 유 전 회장의 행방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후 이르면 오는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병일씨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혐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11일 유 전 회장 일가에서 병일씨를 가장 먼저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檢, 유병언 신체적 특징 잘못 알렸다가 '빈축'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결정적인 제보를 바라며 검찰이 알린 신체적 특징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강찬우 검사장)는 13일 '왼손 중지 손가락 끝이 휘어져 있다'고 전날 밝힌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 "왼손이 아닌 오른손"이라고 정정했다.

도피가 장기화되고 있는 유 전 회장의 검거를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제보를 호소하면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알려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검찰은 전날 유 전 회장이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돼 1991년부터 4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안양교도서 수감기록상에 나타난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왼쪽 세 번째 손가락 끝이 휘어져 있는 특징 외에 다른 신체적 특징은 기록에 없었다"며 "휘어진 원인 역시 기재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기록에는 '(유병언의) 우 세번째 손가락 끝 휘어짐'이라는 특이사항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유 전 회장 검거를 위한 유관기관 실무자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을 공유했다.

한편 수감기록을 모두 넘겨받은 경찰은 165㎝ 정도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의 키가 160㎝ 정도로 다소 작을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지문 채취기록 등을 토대로 그의 왼손 두 번째,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절단된 상태라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검거에 활용할 예정이다.

안전행정부가 이날 계획하고 있는 전국 임시 반상회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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