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심일보 대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화살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저는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 주변이 깨끗해야 한다”라며 문 대통령과 친문 세력을 구분했었다.

하지만 진 전 교수는 현정권 수사 지휘부를 윤석열 검찰 총장의 의견 수렴 없이 한직으로 좌천시킨 법무부 인사와 관련해 “이 부조리극은 문재인 대통령의 창작물”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문재인과 PK 친문을 구별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며 “인식과 판단, 행동을 보면 일국의 대통령보다는 PK 친문 보스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라고 문대통령을 직격했다.

이젠 진 전 교수의 칼끝이 'PK 친문 보스'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그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고편 격으로 <PK 친문 실세 이야기 (1)>라는 제하의 장문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본격적인 '전투'를 암시한 글이기도 하다.

다음은 해당글 전문이다.

▲ 진중권 페이스북 캡쳐
흔히 친문실세로 ‘3철’을 얘기하죠. 양정철, 이호철, 전해철입니다. 셋 중 제일 먼저 눈에 띤 것은 전해철. 2018 지방선거 때 깜냥도 안 되는 이 분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죠? 당시에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재명과 달리 이 분은 지지율이 거의 잡히지 않아, 당에서는 이재명 단수공천으로 가려 했었죠. 근데 나름 ‘실세’라고 그것을 뒤집고 결국 경선 판을 열더군요. 경선에서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광신적 문빠들과 협력하여 이재명 후보를 고발하는 등 매우 지저분하게 구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제가 ‘외부자들’을 통해 전해철씨에게 몇 차례 경고를 날리기도 했었죠. 그 짓 좀 그만 하시라고. 당시 장진영 변호사가 나보고 “왜 이렇게 이재명을 옹호하냐?”고 물었는데, 사실은 이재명을 옹호한 게 아니라 전해철을 말린 것뿐입니다. 정치인이 제 이익을 위해 광신적 팬덤을 활용하는 파시스트적 행태로 보았거든요. 당시 문빠들이 “혜경궁 김씨”가 어쩌구 “찢 묻었니” 어쩌구 했던 것 생각나시죠? 특히 이재명 후보의 은밀한 신체부위에 남 다른 흥미와 관심을 보였던 두 여성의 변태적 대화는 그 추태의 백미였습니다. 저질들...

당시 전해철 후보와 광신적 문빠들 사이의 관계는 지금 벌어지는 사태의 전조(前兆)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위험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부터 나타났지요. 그때 안희정과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혹독한 "양념" 공세를 받았습니다. 당시 안희정은 “환멸을 느낀다.”고까지 했었지요. 이재명도 경선당시에 문재인 후보를 비판한 것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그들에게 그 곤욕을 치러야 했던 것입니다. 재작년(2018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미 팬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팬덤은 조심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서 죽었다고 생각해서 문 대통령을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는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이게 강해지면 건전한 비판까지 못 하게 된다. 정부가 잘 못 가고 있으면 궤도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팬덤이 강해지면 이게 어렵다. 그럼 결국 태극기 부대랑 똑같아진다. 지금부터 걱정하기는 이르지만 팬덤만 보면 불안한 측면이 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RYGHZH0FR)

그때는 “걱정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는데, 그리 이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1년 몇 개월 후 그 우려는 조국 사태를 통해 ‘현실’이 됩니다.

황당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지난 10월 28일 친문실세 양정철이 갑자기 이재명을 만납니다. 이어서 11월 10일 전해철도 이재명을 만납니다. 이제 친문도, 비문도 없다나? 그렇게 광신도들 부추겨 못 잡아먹을 듯 굴더니 갑자기 왜 저러는 걸까요? 빤하죠. 그 사이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거든요. 즉, 유력한 대선 카드였던 조국이 날아간 겁니다. 그래서 PK 친문의 권력 재창출 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거죠. 조국은 날아가고, 김경수는 체중미달에 재판이 걸려 있어서 불안하고... 그래서 이재명에게 부랴부랴 손을 내민 겁니다.

이재명이야 손해 볼 것 없죠. 어차피 민주당을 PK 친문이 장악한 상황. 그들이 비토를 하면 아예 대선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당 밖의 광신적 군중들 동원하면 사람 하나 제거하는 건 일도 아니죠. 그러니 이재명은 어차피 친문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양정철의 얘기는, 대선에 김경수랑 경선하게 해 줄 테니, 경기도지사 자리는 전해철 주라는 얘기겠죠. 전해철은 차차기로 보내고, 혹시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그때 우리 공로 잊지 말라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자기들이 한 짓이 있어, 좀 불안하긴 할 겁니다.

그런데 당시에 이재명 편드는 이들에게 “찢 묻었니” 어쩌구 하며 온갖 상소리를 질펀하게 늘어놓던 그 등신들은 다 어디 갔을까요? 양정철, 전해철이 자진해서 온 몸에 찢을 묻히고 있는데, 왜 그 고약한 주둥이들 좀 질펀하게 놀려 보시지. 그리고 공지영씨도 아직도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면 정색을 하고 양정철, 전해철씨를 비판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안 하죠? 그래서 당신들이 바보인 겁니다.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로봇처럼 저 돌머리들이 입력해 준 주문만 읊조리니...

아무튼 이번 조국 사태와 관련하여 벌어진 이상한 사태들은 양정철이 궁리하는 PK 친문 권력재창출 계획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가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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