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롯데월드 타워 돌아보는 고 신격호 회장의 운구행렬
[이미영 기자]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롯데 임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유가족들도 발인을 마치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인 신정훈씨가 영정을, 위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들었다.

22일 오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고인의 영결식에는 취재진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석했다. 명예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추도사를 전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 국토가 피폐하고 많은 국민이 굶주리던 시절, 당신은 모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당시 일으킨 사업들은 지금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신념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직접 실천해 보여주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되새기게 된다"며 "당신의 큰 뜻이 널리 퍼지도록 남은 이들이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출장 탓에 참석하지 못한 반 총장의 추도사는 사회를 맡은 신영일 아나운서가 대독했다. 반 총장은 "우리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성장의 앞날을 밝혀줬던 큰 별이셨다"며 "전쟁의 폐허 위에서 국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부흥과 산업발전에 흔쾌히 나섰다. 기업보국의 사명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내셨다"고 했다.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회장도 한 마디씩 했다. 각각 유가족 대표, 롯데그룹 대표로서였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분신인 롯데그룹 직원 및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 노력하셨다"며 "저희 가족들은 앞으로 선친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기업이 조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한 아버지를 보며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며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유가족과 친지, 그룹 임원들이 차례로 꽃을 올렸다. 신 회장의 일대기도 상영됐다.

신 명예회장은 향년 99세를 일기로 타개했다. 고인을 모신 운구차량은 그의 평생의 숙원인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후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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