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방문해 윤순철 사무총장과 김헌동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호 기자]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표가 23일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 결과에 대해 별도 입장문을 내어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비리 의혹,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지휘부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다 바뀌었다"며 이를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으로 규정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하며 국내로 돌아온 안철수 전 의원은 이같은 강성 벌언과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귀국 후 나흘째인 안 전 대표는 이날 대전 카이스트를 찾아 AI(인공지능) 개발 등 과학기술 발전 방안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과 토의했다.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2017년 4월의 이 발언이 자충수로 작용하며 안 전 의원은 대선 패배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충격적인 3위에 그쳤다. 그리고 해외로 떠난 지 1년 4개월, 안 전 의원은 공항에 나온 지지자들에게 큰절하며 복귀를 신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일성은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귀국과 함께 광주로 내려가 국민의당 향수를 찾는 모습 역시 오랜 정치 문법을 그대로 따라갔다.

최근 한 방송은 "여기에 방명록 실수가 일부 희화화되면서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심지어 5·18 민주화 묘역 앞에서는 안 전 의원을 겨냥한 항의 집회까지 열렸다."다고 전했다.

일단 한국당이 건넨 손은 단호히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은 모호하다. 당장 안 전 의원이 말하는 중도실용정당의 실현을 위해서는 넘어야 난관이 너무 많다.

이른바 안철수계로 꼽히는 의원 대부분이 비례대표로 탈당이 쉽지 않고, 그렇다고 바른미래당을 고쳐 쓰자니 쇄신 이미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1일 신촌 사무실에서 안철수계 의원들과 회동했다. 28일에는 바른미래당 의원 17명과 여의도 인근에서 오찬을 하기로 했다. 귀국 인사를 겸한 자리라고 했다.

손 대표와 담판 회동이 28일 전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계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28일 전후로 손 대표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밑 협상은 그 자체로 구태다. 정정당당하게 만나서 뜻이 맞으면 털어지는 것이고, 아니면 안 대표가 갈 길 가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귀국후 행보를 당 재건을 향한 '몸풀기' 행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안철수 바람'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안철수가 생각하는 새 정치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구현할 것이라는 똑 부러진 대답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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