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항생제는 인체에 침입한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은 오히려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항생제가 장내 유산균을 제거함으로써 유해균이 증식하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난다.

1942년 박테리아의 한 종류인 스타필로코쿠스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는데 페니실린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1946년에 이미 페니실린 내성을 가진 임질균이 발견되었다.

2001년 의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일반 슈퍼마켓에서 수거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조사한 결과, 80%가 항생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균이 나타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이다. 특히 한국의 항생제 처방률은 세계 1등이고, 처방받은 약을 가족이나 지인들과 나눠 먹는 ‘정다운’문화는 정말 큰 문제다.

둘째는 가축에게 항생제를 사용한 결과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을 하려다 보니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가축들의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엄청난 양을 먹이고 잔류 항생제는 고스란히 사람에게 옮겨간다.

셋째는 제약 회사에서 폐기하는 항생제가 하천, 강, 호수, 토양 등을 오염시킨 결과다. 특히 노동비 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에 세워진 제약 회사 공장 주변 지역의 피해는 엄청나다. 여기에는 일반 가정에서 먹다 남은 항생제를 변기에 버리는 행위도 한몫한다.

일부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은 세포벽이 없는 세포를 만들어낸다. 항생제는 세균이 세포벽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소용이 없다. 세포벽이 없는 세균들은 인체 면역 기관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병원균’이 된다. 이 병원균은 몸속 어디든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건강을 해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약 1만 3000명이 약물에 내성을 지닌 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항생제 성분은 약에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비누, 치약, 주방 제제, 세탁 제제, 화장품, 양말 등에도 들어 있고, 완전히 용해되지 않은 성분은 토양에 흡수되거나 바닷물로 유입되어 결국 인체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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