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2호' 원종건 씨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27) 씨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제기됐다.  원 씨는 지난 23일 "지역에 출마하고 경선에 참여하겠다. 당당히 유권자 선택을 받겠다"며 올해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씨는 기자회견문에서 "영입 발표 후 정말 많은 기자분들을 만났다. 그런데 만나는 분들마다 공통적으로 물어 오는 질문이 꼭 있다"며 "첫째는 '20대인데 왜 정치를 하려는가'"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반드시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야 제 뒤를 잇는 20대 청년 정치인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대는 정치할 수 없다는 생각이야말로 고정관념이다. 제가 보란 듯이 청년의 패기로 뚫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5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의 시청자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원 씨에 대한 미투 의혹은 지난 27일 자신을 원 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A 씨가 원 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A 씨는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gaslighting·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A 씨는 "원 씨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폭력이었고, 전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구글에 원종건만 검색해도 미투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지금은 내려갔지만 네이버에도 해당 단어가 뜨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하는 거 전혀 무섭지 않다. 제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본인의 만행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원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와 폭행 피해 사진 등도 함께 게재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종건 인재영입 철회를 요청한다', '원종건 폭로 루머 즉각 해명하세요', '당 차원에서 정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을 요구한다' 등의 의견이 빗발쳤다.

28일 0시를 기준으로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원씨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150여건 이상 올라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종건의 영입철회에 반대한다”며 “입으로는 페미니즘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혐오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간 당정청과 그지지자들이 목숨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가치 아닌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진 교수는 진 전 교수는 28일 SNS에 "원종건의 영입철회에 반대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 씨즌 지난달 29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원종건 님은 언론에서 말하는 '이 남자'"라며 인재영입 2호로 발표하며 이목을 끈 인물이다.

그는 "입으로는 페미니즘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 혐오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간 당·정·청과 그 지지자들이 목숨 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가치 아닙니까?"라며 "솔직히 너희 중에서 위선 안 떨어본 놈 나와 봐. 세상에 한 줌의 위선 없이 깨끗한 놈 있어? 이게 민주당의 철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 대법원 판결 떨어질 때까지 다들 입 다무세요"라며 조 전 장관에 빗대었다.

진 전 교수는 "(원 씨를) 당에서 각별히 모셔야죠. 민주당의 정체성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젊은 인재니까요. 정봉주랑 세트로 내보내면 딱 좋겠네. 민주당의 전통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는 시각적 메시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폭로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원 씨는 여성을 성노리개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 파렴치한”이라며 “민주당과 원 씨는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으며 깨끗한 척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즉각 원 씨의 영입을 철회하고 모든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원 씨의 의혹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아직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시사플러스는 원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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