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칼럼 출처=가생이닷컴 갈무리
[신소희 기자] "일본인의 눈으로 봐도 일본은 꽤 앞날이 깜깜해",  "30년간 GDP 성장없이 제자리걸음이면 힘들지", "그래도 아직까지 경제력은 한국의 3배죠"

최근 일본 신문에 실린 칼럼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이하는 일본 신문 칼럼의 내용

일본은 7년전에 왔을 때와 똑같네요..

7년 전에 한국에서 오사카에 온 지인 김씨가 아내의 출산 예정을 계기로 일본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다. 부부는 30대 중반, 둘다 일본의 회사에 다니며 '선진국 일본'에 정착하는 걸 시야에 넣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일시 귀국할 때마다 한국이 점점 변화하고 있어 당황스러울 정도입니다. 일본은 7년 전 왔을 때와 거의 그대로군요"라고 김씨는 말한다.

분명 한국사회의 변화속도는 빠르다. 2018년의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일본은 3만 9304달러, 한국은 3만 3320달러(IMF 통계).
2000년에 약 3배였던 차이는 15% 정도로 좁혀졌다. 한국에 가더라도 소비생활이나 사회 인프라의 수준에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IT의 보급과 활용은 일본보다 앞서고 있다. 관공서, 은행, 쇼핑 등에서 필요한 일상적인 서류 거래는 거의 모두 인터넷을 통해 끝난다.

도장은 거의 안쓰이게 되었다. 쇼핑이나 식사는 어디서나 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결제 가능하고 일상생활에서는 현금을 만지는 일이 더 드물다.

편리함뿐만이 아니다. 민주주의 실천에서도 이제 국제사회의 평가는 비슷하거나 한국이 높을 정도다. 시민의 복지, 소비자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시책이 실행에 옮겨지는 속도도 빠르다. 식품재료의 생산국 표시가 의무화돼 김치-중국산, 돼지고기-국산, 쇠고기-미국산 등 크고 작은 식당마다 게시돼 있다.

일본 소비자들도 입에 넣을것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궁금할텐데 값싼 닭고기나 튀긴 새우가 어디서 왔는지 알길이 없다. 2015년 1월부터 식당은 전면 금연(이게 세계 표준). 반대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온 손님에겐 "아직도 식당에서 담배를 피네요!"라며 놀란다. 한국을 왕래한지 35년이지만 "따라잡히고 추월당했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한국에 갈 때마다 있다.

한국사회도 젊은이들에겐 냉엄한 현실

그렇다고 해도 한국도 젊은이들에게 결코 살기좋은 사회는 아니다. 2018년 30세 미만 실업률은 9.5%에 이르고 인력이 부족한 일본기업 취직 세미나도 한창이다. 저출산 추세도 멈추지 않는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출생아수(합계출산율)는 일본은 2018년에 1.42였지만 한국은 드디어 1.0 미만이 됐다. 가족관이나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사회의식의 변화도 있지만 육아는 돈이 들어 환경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화가 역동적이고 빠른만큼 왜곡도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 철수하기로 한 김씨 부부도 어려움은 잘 알고있다. 한국에서 일자리 구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불안도 있다. 일본이 싫어진건 아니다. 그런데 자신의 앞으로의 인생을 여는 환경을 감안할 때 두 사람은 '정체하는 일본'을 떨치고 한국의 변화와 발전가능성을 택했다는게 아닐까. 씁쓸하지만

일한 젊은이들의 의식은 점점 대등해져

한국경제가 일본에 뒤지고 종속적, 의존적이었던 것은 오래전 얘기다.일본이 오랜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한국은 변화에 도전해 계속 성장하고 뒤틀림에 시달리면서도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있는 곳까지 온것은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일한간의 정치적, 외교적, 문화적으로 경사가 분명했던 관계도 점점 수평적으로 움직여갔다. 양국의 젊은 세대에는 우열의식의 굴레에서 이미 벗어나 패션, 음악, 영상, 음식 등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가 좋아하는 곳, 좋은 부분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있다. 나(57세)는 이 변화에 대응하기가 솔직히 힘들다.

그런 상황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고 한국을 위에서 보는 시선에서 바라보거나 그런 의식에서 비롯된 언사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가 한국이라고 업신여겨가며 고압적인 말을 해대는 정치인은 대표적이다. 그렇다, 이것도 정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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