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본관
[김민호 기자]청와대가 신임 대변인으로 강민석 중앙일보 부국장을 사실상 내정하고 발표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강 부국장과 한정우 부대변인 2명을 신임 대변인 후보군으로 좁힌 뒤 막바지 인사 검증 작업을 벌여왔다. 언론인 출신 기용 방침이 정해진 뒤 지난달 말 강 부국장에게 대변인 내정 사실을 통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에 강 부국장이 낙점된 것으로 안다"며 "언제 발표해도 관계 없을 정도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국장은 최근 중앙일보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지난 3일 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으로 비상 상황인 점, 현직 언론인 출신의 청와대 직행 비판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발표 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적어도 이번 주 안에는 신임 대변인 발표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 부국장이 대변인으로 최종 임명된다면  문재인 정부 네 번째 대변인이자 언론인 출신 세 번째 대변인이 된다. 정치인 출신이었던 박수현 초대 대변인을 제외하고, 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모두 언론인 출신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윤도한 MBC 논설위원을 국민소통수석에, 여현호 한겨레 선임기자를 국정홍보비서관에 임명한 바 있다. 당시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과 관련해 비판적인 여론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미 언론인 출신들이 있는 상황에서 또 언론인을 불러들여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당시 "청와대 내부에서 길들여진 사람들 간의 한목소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비판언론의 관점을 제공받는 것이 좋겠다"며 언론인 출신 대변인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고 전 대변인 사퇴 이후 청와대가 언론인·정치권·학계·법조계·내부 발탁 등의 5가지 후보군 안에서 후임 대변인을 물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었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을 거쳐 중앙일보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내며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함께 현재 여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직행하게 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예상된다. 지난해 1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MBC 논설위원)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을 임명할 당시에도 현역 기용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야권에서는 권언유착을 조장하는 처사라며 비판했었다. 문 대통령은 "권언유착은 전혀 없다"면서 "비판을 달게 받겠다. 유능한 인재를 모신 장점이 많은 인사로 양해해달라"고 했었다.

한편 지난해 2월부터 대변인실을 지켜온 한 부대변인은 국정기록비서관으로의 승진 임명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이 경우 현재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이 공석으로 남아있는 춘추관장으로 옮겨오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 부대변인이 춘추관장으로 이동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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