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만드는 신당 발기인대회 2부 행사로 열린 강연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만드는 신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창당하는 안철수 전 의원을 향해 "판단이 어려울 때는 원칙을 지켜라. 최선의 정책은 정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이성과와 윤리를 다시 세워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저를 슬프게 했던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나와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했을 때"라며 "사회주의는 아주 강력한 평등주의 사상이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놓고 사회주의를 말할 수 있나. 모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이어 "조국은 그런 짓을 하고 자기가 사회주의라고 한다. 얼마 전 종로에 전셋집을 얻었다가 도망간 사람은 그 일을 그만두고 통일에 앞장서겠다고 한다"며 "그분들은 아직도 운동가고 혁명가다. 한마디로 돈키호테 현상이다. 돈키호테는 소설 속 자신과 실제 자신을 구별 못하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거기서 끝나면 된다. 그런데 프로파간다 머신을 통해 어용 지식인, 어용 언론 등의 협력을 통해 대중들의 의식에 주입해 대중들의 세계를 만들어버린다"며 "부도덕이 도덕이 되고 불법이 합법이 되는 현상을 인문학자인 저는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예로 들며 문재인 정권이 정의·윤리 등의 기준을 바꿔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사태는 제게 트라우마였다"며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무섭다. 어떻게 변했을지. 술자리에서 동창을 만났는데 한 명이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좀비더라"고 했다.

이어 "적어도 진보든 보수든 정의의 기준, 윤리·도덕의 기준은 건드리지 않았다"며 "그런데 지금 정권은 기준 자체를 바꿔버린다. 기준을 바꿔서 자신들이 잘못 안 한 것으로 바꾼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사람들을 이성이 없는 좀비로 만들고 윤리를 완전 잃어버리는 깡패로 만들고 있다"며 "그런데 사실을 부정한다. 사실을 부정하다 보니 논리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 이를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탈진실), 대안적 사실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이 사실이 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정치인이 대중을 선동하려해서는 안 된다고 역할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 안철수 전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만드는 신당 발기인대회 2부 행사로 열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연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에 참석해 진중권 교수와 악수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정치인들이 이 사회를 더 낫게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물려줘야할 의무 있다"며 "우리 모두의 아이를 위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에 참여하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특성, 논리라든가 윤리를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여기에 깊이 공감한다. 그래서 정치인은 아니지만 정치에 대해 많은 발언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해야 한다. 정치를 통해 무엇이 참인가, 거짓인가 수많은 논쟁과 대화를 통해 사람들을 똑똑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사람들을 윤리적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정치의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또 "그들은 이 정치의 기능을 마비시켜버렸다, (대중이) 논리적 생각을 못하게 만들었다. 대중들만 아니라 멀쩡하던 지식인들도 이상해졌다"며 "유시민씨 이분은 아주 개그계로 진출했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저들은 시민들을 자신에게 선동당하는 존재로 생각한다. 얼마든지 동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난 대중들에게 그들이 갖고 있는 이 생각이 너무 혐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모든 시민이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정당을 지지해도 정당이 자기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판할 수 있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민으로 태어났다고 믿는다"며 "이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것이 대의를 세우는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최선의 정치는 정직"이라고 주장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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