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태영호(58)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가 11일 "자유한국당의 지역구 후보로 도전하겠다"며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태영호 전 북한공사와 의사를 영입했다. 출마 지역과 관련, "서울에 배치할 생각이다. 우선 추천 지역으로 (전략공천할 것)"이라며 "(심사가 마무리하는 대로) 빨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약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 내의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의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전망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저는 시종일관 대한민국에 도착한 날부터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절대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이 김정은이 비핵화를 위해 어떤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씨와의 협력 가능성에는 "지성호 대표님과 저는 아주 친한 관계이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건 추후 정해가면서 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당은 '목발 탈북'으로 알려진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 대표를 총선 인재로 영입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현 정권에 큰 좌절감을 느끼게 한 대북정책을 묻자 "구체적으로 이 자리에서 하나하나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가장 크게 마음에 좌절감을 느낀 것은 북한에서 내려온 청년 두 명이 범죄자인가에 앞서서 북한에 보내진 사실에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며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에서 문재인 정부가 대외 활동에 제약을 준 사실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 올 때는 대한민국을 믿고 왔다. 지난 시기 활동에서 제약 받았거나 간섭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테러 위협 등에 대비한 신변보호 방안에 대해선 "경호문제와 관련해서 저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려고 한다"며 "(정부와 협의하는) 경호 문제 관련 구체적 사항은 보안사항이라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태 전 공사와 함께 탈북한 가족들의 대외 노출에 대해서도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가족 내에서도 오랜 기간 토의하고 고민했다. 저희 아내와 아이들은 아버지가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결정이라 이를 존중하고 적극 응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대신 지역구로 출마한 배경에 관해선 "한국당에서 (출마) 의향을 물어봐서 비례로 나갈 수도 있지만 저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지역구 인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해외에 있는 동료들과 해외 인터넷을 통해 이 상황을 보고 있을 북한 노동자들, 더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진정한 우리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대의민주주의가 운영되고 있는가를 진실로 보여주고 싶었다. 지역구 주민들의 선택, 판단을 받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저는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서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을 믿고 사선을 넘어왔다. 문재인 정부는 저를 야당의 한 후보가 아니라 결국은 통일정책의 파트너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 정부를 믿고 신뢰한다"며 "정부에서 제 활동과 관련해 충분히 보장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또 '더불어민주당에서 영입 제의가 왔으면 응했을거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에서 제의가   오지 않아 그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태 전 공사 기자회견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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