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 영화에서 주인공 연교(조여정)가 짜파구리를 먹고 있는 모습
[이미영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짜파구리'를 먹으며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했다.

해리스 대사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봉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더 많은 수상을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은 영화가 상영되는 해외에서 커지고 있다.

미국 해외 요리사이트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기생충식 짜파구리 만드는 방법이 여럿 올라왔다. 미국의 요리 평론잡지 '차우하운드' 편집장 하나 애스브링크는 온라인사이트에 영화속 짜파구리를 소개하며,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다.

외국인 시청자가 많은 유튜브 채널 망치(Maangchi)도 지난달 30일 '기생충에 나오는 쇠고기 짜파구리(ramdong·람동)'라는 영상을 통해 조리법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 조회수는 66만에 달한다.

'람동(ramdon·ramen+udon)'은 기생충 영어자막에 등장한 짜파구리에 대한 번역이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선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잘 모르다 보니 라면과 우동을 합친 것이다.

이같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특히 농심과 팔도는 벌써부터 기생충 ‘후광’을 받고 있다. 농심은 기생충 상영 직후부터 영화 효과를 톡톡히 본데 이어 이번 오스카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

▲ 농심이 제작한 짜파구리 영국 홍보물
농심은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11일 밝혔다.

농심은 또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 중이다.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영화에서 짜파구리는 라면과 우동을 함께 끓인 요리로 등장한다. 연교(조여정)의 지시에 충숙(장혜진)이 끓여내는데, 연교는 등심을 올려 먹는다. “짜파구리는 빈부격차를 표현하는 장치”라고 봉준호 감독이 직접 설명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상식 직후 SNS상에는 짜파구리에 대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어 향후 농심 제품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기생충이 국내에서 개봉한 이후 짜파게티 판매량도 늘었다. 짜파게티 매출액은 2018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1850억원으로 증가했다. 개봉일인 5월30일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는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팔도 ‘왕뚜껑’도 기생충 효과가 예상된다. 팔도 측은 지난 10일 OCN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방송 중간에 ‘더 왕뚜껑’ CF를 내보냈다. ‘더 왕뚜껑’ 광고는 이미 계약이 마무리된 상황이었으나 팔도측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고 수상이 유력해 광고를 재집행하기로 했다. 이날 광고는 세차례 노출됐다.

‘더 왕뚜껑’은 왕뚜껑 브랜드 30주년을 앞두고 출시한 브랜드로 왕뚜껑의 확장판이다. 봉지면과 전자레인지용 종이 용기컵으로 출시됐다. ‘더 왕뚜껑’CF는 영화 기생충을 패러디했다. 인물, 세트 등 영화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자화상 대신 다송이 그린 더 왕뚜껑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가 하면 명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를 ‘팔도는 계획이 다 있구나’로 패러디 해 재미를 더했다.

팔도는 ‘더 왕뚜껑’ 광고를 2월말까지 케이블TV와 유튜브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기생충이 칸 영화제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면서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면서 “출연 배우 모셔오기는 경쟁은 물론 해외 시장 공략에 기생충을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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