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 강연을 하면서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15 총선 경남 양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낙동강 혈투'가 가시화 됐다.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을은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곳'으로 생각하는 지역이다.

민주당이 일찌감치 김 의원의 양산을 투입을 결정한 가운데 한국당도 12일 홍 전 대표를 양산을에 내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떠날 수 없다던 홍준표 전 대표가 11일 경남 양산을로 옮겨 출마할 수 있다는 '정치적 타협안'에 대해 한국당이 이를 수용하는 도출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일단 홍 전 대표가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는 의사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을 거뒀다”며 “PK에서 뺏긴 지역은 이번 선거를 통해 탈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홍 전 대표의 고향(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출마는 허용하지 않겠지만, PK 출마는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경남 양산을(乙)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한편 지도부와 PK지역의 양산을 출마 요구를 처음에 고사했던 김두관 의원은 "다시 한번 지역주의의 십자가를 지겠다. 낙동강 전투의 승리만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싸워 온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님과 수많은 분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라며 지난달 30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근 김 의원의 양산을 출마 확정 후 홍 전 대표와의 '빅매치' 전망이 나오자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수는 병졸과 싸우지는 않는다"며 "나는 밀양에 터 잡고 PK 수비대장 하러 내려가는 것이지 병졸과 싸우기 위해 내려가는 게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저는 병졸이 맞다. PK의 승리와 민생을 위해 백의종군하러 간다"며 "홍 전 대표가 택한 지역은 언제나 한국당이 독점해온 구중궁궐이다. 구중궁궐에 앉아 지휘만 하는 대장을 원한다면 그것 또한 홍 대표의 선택일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이를 두사람의 신경전은 처음이 아니다. 홍 전 대표는 김 의원의 경남지사 '후임'이다.

홍 전 대표의 전임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경남지사에 당선됐으나 임기를 절반가량 남겨놓은 2012년 7월 18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중도사퇴로 도정에 공백이 생겼다며 비판했고, 그해 연말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경남지사가 됐다.

그러나 홍 전 대표도 대선 출마를 위해 2017년 경남지사직을 사퇴했다. 당시 홍 전 대표는 보궐선거를 막기 위해 공직자 사퇴시한을 3분 남기고 사임했고,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도정을 방치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 전 대표와 김 의원 모두 경남지사를 지낸 만큼 '경남지사 간 대결'으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