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신천지 신도들의 코로나19 감염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0일 오후 기준 신천지 신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수가 40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구를 시작으로 영천, 청도지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슈퍼전파' 진원지로 대구 신천지 다대오지파를 지목하고, 9천여 명의 신도들을 전수 조사할 뜻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천지 신도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는 의사의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 중이던 31번 환자는 지난 8일 인후통, 오한 등 관련 증상을 보여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고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으며 증상도 경미하다”며 거부했다.

20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는 신천지의 ‘육체 영생’ 교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일명 ‘신인합일 교리’로 불린다. 이들은 과거부터 “대명천지 신기원이 열린다” “역사가 완성된다”고 주장하면서 ‘합일’을 기대해왔다. 이 때문에 몸을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걸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역사가 완성되면 영생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천지의 ‘육체 영생’ 교리는 신약성경 요한계시록 20장 4절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결과다.

요한계시록 20장 4절은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에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를 증언함과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년 동안 왕 노릇 하니”라고 돼 있다.

어차피 교주 이만희와 함께 신처럼 살 수 있으므로 육체의 병을 소홀하게 여긴다는 것.

이날 매체는 신천지 신도들은 193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90세인 교주 이만희를 아예 하나님, 재림예수와 같은 보혜사라고 떠받들며 영생불사한다고 믿는다. 고령의 이만희가 사망하면 신천지 신도들은 패닉에 빠져 극단적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신천지 대구교회 긴급 방역작업'
한편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 집단감염지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교세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한겨레는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자리잡은 신천지 대구교회는 이날 오후 폐쇄조치되면서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하1층 지상 9층 건물을 대부분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교회 쪽은 누리집을 통해 “대구교회 출입을 금하고 예배와 모임은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공지했다. 신천지교회는 경기도 과천시에 본부를 두고 전국 12곳에 ‘집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대구집하본부인 셈이다. 전국 신도는 대략 24만명으로 추정되고, 대구교회는 1만2천여명, 대구시내 7∼8곳에 흩어져있는 센터에 8천여명의 신도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다른 요일은 교육 또는 전도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청년신도들이 많아 전도활동이 매우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는 31번 환자(61·여·대구 서구)와 함께 예배에 참석한 교인 1001명 중 90명이 '증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과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지만 교인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2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교인 1001명 중 90명은 '증상이 있다'로, 515명은 '증상이 없다'고 답했다. 전화 연락이 안 된 교인은 39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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