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소위 ‘코리아포비아(공포증)’의 시작인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경계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향후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이동할 때 제약이 있을 수 있어 우려된다.

지난 21일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투르크메니스탄은 공항에서 한국 교민, 출장자, 상사 주재원 등 한국인 입국자들을 '코로나19' 증세가 없어도 일단 병원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지난 20일 한국을 포함한 '코로나19' 확진자 다발국가인 싱가포르, 일본, 태국, 홍콩, 마카오, 타이완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 입국 후 24일간 의학적 관찰을 실시키로 했다.

급기야 미국 국무부도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나라 여행권고를 2단계로 조정했다.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에 해당하는 단계로 1단계(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에 비해 강화된 조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우리나라에 대한 여행공지를 2단계로 올렸다. 2단계는 '경계 단계: 강화된 사전 주의 실시'를 뜻하는 것으로 1단계(주의 단계: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에 비해 강화된 것이다.

이스라엘 역시 한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라는 강수를 뒀다. 현지시간으로 22일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 국민 130여명이 입국금지를 당했고 약 2시간 만에 같은 비행기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한국인들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서울 주재 특파원을 인용해 "한국에서는 지난 4일 동안 발병자가 폭발적으로 치솟았고, 보건 당국 역시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중국 바깥 지역에서 새로 생겨나는 확진자들과 사망 사례에 전 세계가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과 국경을 맞댄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이스라엘보다 먼저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실시했다. 전면적인 입국 금지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증세 여부와 상관없이 입국을 최소 2주간 연기하는 강도 높은 제재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는 22일 우리나라의 국외여행지 전염병 등급을 2단계로 올렸다. 2단계는 경보 강화(해당 지역 내 예방 조치 강화 요망)에 해당하는 조치로 1단계(주의 당부, 해당 지역 내 일반적인 예방조치 준수 요망)에 비해 강화된 것이다.

남태평양에 있는 키리바시는 18일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을 코로나19 현지 전염 진행국가로 분류하며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키리바시는 입국하는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19 미발병 국가 최소 14일 체류, 또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의료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우리 국민을 비롯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우려된다. 외교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 신변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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