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숙주로 지목된 신천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로도 종교모임을 열었다는 외신 단독 보도가 나왔다.

우한에 있던 신천지 신도 가운데 한국 입국자가 있을 경우, 대구·경북 지역 집단발병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에 영향을 미친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가 지난해 12월까지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예배 및 포교 활동을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에는 200여 명의 신천지 신도가 활동하고 있다. 우한의 신천지 신도들은 지난해 말까지 정기적으로 만나오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모임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 중 한 명인 28세 여성은 SCMP에 "11월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다"며 "12월에 바이러스에 대해 알자마자 모든 신천지 교회가 모임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신도는 1월 말 춘제(중국의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한 신도들은 도시 외곽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신천지 본부 강제 역학조사
다만 이 여성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우한 신천지 신도들이 한국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우한 한커우 지역에 있던 '성전'이 이단으로 낙인찍혀 경찰의 급습을 받은 뒤 소규모로 예배를 계속해 왔다"며 "한국의 부정적인 보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방어하고 싶지는 않다. 우선 위기를 극복하고 싶을 뿐이다"고 부연했다.

SCMP는 우한 외에도 베이징, 상하이, 다롄, 선양 등 대도시에 신천지 신도들이 있다며, 중국 내 신도 규모가 2만명에 달한다고 함께 소개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신천지 교회는 중국에 2만여 명의 교인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베이징과 상하이, 다롄, 창춘, 선양 등 주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후베이성의 한 목사는 신천지 교인들은 열심히 했고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포교 활동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선교사였던 33세 상하이 거주자는 신천지 교회의 비밀스러운 점 때문에 당국의 단속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상하이 지부는 수요일과 토요일 모임을 가졌고, 한 번에 300~400명씩 모였다"며 "경찰의 급습을 받은 뒤 8~10명 정도의 소규모 모임을 가졌고 단속이 느슨해진 뒤 다시 (큰)모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SCMP가 제기한 바대로 만약 중국에 있던 신천지 신도가 한국에 입국했다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전파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확진자 절반 이상이 신천지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전국 확진자는 977명 중 501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됐다. 전체 감염자의 56.1%를 차지한다.

또한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졌던 시점은 지난달 23일로, 춘제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한국 정부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것은 이달 4일이다. 열흘이 넘는 기간에 한국 입국이 충분히 가능했다.

다만 한국 방역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의 최초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상태다.

SCMP도 한국 내 확진자가 속출한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을 거론하며, 중국 신천지 신도들과 연관 가능성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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