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속담에 목수가 많으면 집을 무너뜨린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길가 집을 짓기가 어렵다고들 했다. 물론 요즘의 공사업자가 짓는 집이야 그럴 것이 없지만, 옛날 시골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구들은 이렇게 놔야 한다, 굴뚝은 저렇게 세워야 한다, 기둥이 높니 낮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을 하며 의견을 내니 어느 장단에 맞출 것인가.

목수가 많으면 많은 만큼 집이 든든하고 반듯하게 세워지기보다는 기울어지거나 허술해지기가 쉽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이치다, 저마다 자기 의견을 내어 의견이 많아지면 오히려 탈이 나게 되는 법이다.

요즘 상황이 그렇다. 정치도 경제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도 그렇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도 더욱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도 있다”고 할 정도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각종 경제 연구소의 전망은 더 어둡다. 대부분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사실 지금의 경제난을 단순히 코로나19 탓으로 돌리기에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정부실패 요인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남 탓만 해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코로나만큼 우리 경제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제라도 집을 무너 뜨리지 않기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현명한 '대목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어떻게 이 혼란에서 빠져나올 것인가? EXIT PLAN이 있을까?>란 제하의 글이다.

이심전심이랄까 이후 쓰고자 하는 말을 대신 전한다. 다음은 글 전문이다.

어떻게 이 혼란에서 빠져나올 것인가? EXIT PLAN이 있을까?

혼란이다. 도저히 통제가 안되는 지점으로 대한민국이 가고 있다. 그것도 누구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바이러스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다.

진보는 신천지만 추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아니 최소한 신천지 탓으로 돌리고 싶어한다. 보수는 중국인 입국 막았으면 문제는 최소화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고 나아가 악하다고 말한다.

두 진영이 여지없이 싸우는 동안 미디어는 춤을 추고 이 공포물의 악당이 된 신천지를 실시간 추적하며 전국 이 곳 저 곳 확진자들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전국의 마음 약한 시민들을 TV에서 눈을 뜨지 못하게 한다.

그 사이 여행업, 유통, 음식점 등 소도매 등이 견디기 힘든 매출 하락을 경험했고 한동안은 더 심해질 것을 누구나 알기에 입이 떡 벌어진다. 병의원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 이렇게 망하는 것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중국인 탓인지, 4신천지 탓인지를 떠나 대한민국 이렇게 망하면 안되지 않나. 향후 매번 바이러스 out break 때마다 이렇게 해야 하나. 너무 고통스럽지 않은가.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나 이 아비규환을.

1. 전문가 시대. 나도 너도 전문가 시대인데. 그래도 믿을 만한 전문가는 감염내과와 예방의학과 등 질병과 보건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이다. 얼마전 이들 17개 단체에서 지역사회 감염을 인정하고 이제 격리 대응에서 완화 정책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사회적 낭비를 끊기 위해서도 이제부턴 완화정책으로 갔으면 한다. 그 사이 사이비 종교 추적극이 눈을 정신없게 했기에 민관 합동으로 완화정책을 선포하도록 하자.

2. 완화정책이란, 바이러스 감염에 걸려도 증상이 없는 자, 있는 자, 고위험 질환을 가진 자, 실제 중환으로 가 있는 자들을 냉철하게 분류하여 각각 다른 대응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전국에 얼마 없는 음압병실을 감안하여 중증 환자 혹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입원을 시켜 사망률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망자 속출이 공포심을 가중시키는 주범이니 이를 막는데 의료 자원이 최우선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증상없는 확진자는 자택 격리로 충분하다. (오늘 드디어 병실이 없어 집에서 기다리던 73세 폐렴환자가 자택에서 사망을 했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망을 낮추기 위해서 무증상, 경증 확진자에 대해선 선별 입원시켜야 한다.

3.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백화점이 문을 닫고 학교가 문을 닫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나서서 그러지 말자고 말해야 한다. 무엇보다 병원과 응급실이 폐쇄가 되는 것은 바이러스 잡으려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외상환자, 암 환자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잃는 행위이다. 걱정이 되는 것은 매출 급감으로 부도가 늘고, 해고되는 가장들이 궁지에 내몰리며 목숨을 버릴까 하는 부분이다.

4. 과연 지금처럼 전수조사식의 대규모 진단이 보건학적 옳은 결정일까?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이런 식의 대규모 진단은 그 나라의 확진자 수만 증가시키는 것인데 이 것이 정말 도움이 될까? 확진자뿐 아니라 주변인까지 격리가 되는 지금의 방식으로 격리 안되는 시민들이 과연 있을까? 중국처럼 전 시민 통행금지도 못할 것이면서.

5. 미디어. 문제는 미디어다. 이렇게 일반 시민들이 굳이 알 필요없는 많은 정보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가? 신천지의 만행이 까발려지는 것은 기독교인 입장에서 사필귀정의 시각으론 반가운 일이지만, 세월호 때의 유병언처럼 자극적 스토리를 양산하며 공포감에 덧붙여 혐오감을 조성하는 게 과여 옳은 일일까? 전국의 확진자들이 신천지 관련자들이 더욱 많지만, 그만큼 신천지 대상 전수 조사를 하니까 그런 측면도 있는데 이 부분은 좀 냉정해지자. (혹 오해할까 덧붙인다. 이만희 개객기!) 총선을 앞두고 진보는 신천지, 보수는 중국인 이야기 좀 그만하고 사회가 진지하게 앞으로 어떻게 EXIT할 지를 고민하자. 바이러스가 멈출 때 빠져나올 것이라면 1년 내로도 힘들다. 과연 백신 개발이 되기 전 끝나긴 할까? 격리에서 완화로. 두려움에서 자신감으로 바꾸지 않고선 대한민국 현재는 답이 없다.

6. 신종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르다. 인플루엔자는 백신이 나오기 쉬운 구조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 신종 플루 때보다 광범위한 전염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건강한 사람이 사망까지 이르는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가장 중요한 대책이 고위험 환자, 중환자들에게 이 바이러스가 옮겨지지 않도록 선별진료소 확대, 중증 환자 중심의 치료 역량 확보, 무증상 시민들에게 검사 최소화, 공포감의 차단을 위한 미디어의 협조. 실물 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비의 참여를 하자. 동료를 못 믿겠으면 혼밥이라도 식당에 가서 좀 먹어주자.

피할 수 없으면 당당해져야 한다. 지금처럼 바이러스 그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격리와 사회적 낙인이 무서워 위축된다면 바이러스는 혹 극복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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