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일본 센다이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전국의 초·중·고교에 대해 오는 3월 2일부터 봄방학(3월 중순~4월 초)까지 일제히 휴교할 것을 요청했다.
[김홍배 기자] 지난 27일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도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약 1천600개 학교가 이날부터 대부분 휴교에 들어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홋카이도에서는 앞서 중등학교 교원, 보육사, 학생, 통학버스 운전사, 학교 급식 종사원 등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다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서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홋카이도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는 심각한 사태다.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앞으로 1∼2주가 매우 중요하며 의료 기관이나 시초손(市町村, 기초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홋카이도 전체로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홋카이도시는 28일,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기야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주말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고의 위기단계를 발효한 것이다.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동안에만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다음달 19일까지 긴급사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스즈키 지사는 긴급사태 선포의 배경으로 최근 기타미시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한 집단 감염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기타미시에선 지난 13~15일 700여명이 다녀간 전시회가 열렸는데, 관람객 중 6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일본 전체 47개 도도부현(광역단체) 가운데 28일까지 20곳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중 홋카이도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도쿄도(36명), 아이치현(27명), 가나가와현(21명) 순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일본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700여명을 포함해 93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 28일 일본 도쿄 인근 우라야스의 도쿄 디즈니랜드 앞에서 한 여성이 미키마우스 풍선을 들고 유모차를 밀고 있다. 도쿄 디즈니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오는 29일부터 3월 15일까지 임시 휴장한다고 밝혔다.
잘못된 아베의 코로나 대응

한편 홋카이도의 긴급사태 선포로 일본의 코로나에 대한 공포와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초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봉쇄에만 치중하며 별다른 대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오히려 크루즈 확진자를 일본내 확진자로 계산해서는 안된다며 규모 축소에 급급했다.

특히 한국정부의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비교하며 오히려 검사를 하지 않아 확진자가 적은 것 아니냐는 논란만 키웠다. 실제로 28일 오전 9시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총 검사자가 6만8918명인데 비해 일본의 검사자는 27일 기준 2058명에 불과하다. 하루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이 일 8000여 명 이상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월등하다.

일본 역시 마스크 품귀를 겪고 있다. 일본정부는 마스크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월 생산량을 4억 장에서 6억~7억 장으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매점매석 등으로 여전히 물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코로나 검사난민’

앞서 26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 무소속 의원은 한국에 비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터무니없이 낮은 일본의 현실을 들어 검사를 받고 싶어도 검사를 못받는 ‘검사난민’ 문제를 제기했다.

전역에서 의심환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일본 방역당국이 복잡한 기준을 내세워 검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지 일각에서 “검사를 많이 한 한국도 대구 지역 확산을 못 막았다”며 검사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일본 공공의료 부문 권위자는 “도쿄올림픽 개최 때문에 온 나라가 감염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28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홋카이도 '긴급사태' 기사를 공유하며 "채팅창을 보니, 일본도 우리랑 똑같아서 정부 성토에 중국인 입국 금지하라는 아우성. 서로 미워하면서도 참 닮았어요. 홋카이도는 이제까지 확진자 총 66명. 증가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일본의 한 언론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되는 한국에선 드라이브 스루형 검사소도 등장했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차창 너머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소요시간은 수 분으로 출입시마다 소독할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 한 네티즌은 "일본은 검사도 못하고 감염자가 늘어나도 병원수가 충분하지 않다"며 "일본은 검사약이 없다든가 보건소가 검사를 거부하고 어떻게 된거야 국회에서 불타는 얼굴로 답변하는 가토 후생장관에 진지함이 느껴지지 않아 현장과 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와 가토 장관, 일 좀 해"라고 비난했다.

일본 국민들의 아베정부에 대한 불만과 코로나 공포가 시작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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