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욱 의원
[김민호 기자]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 중 윤상현‧이현재‧민경욱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윤상현·이현재 의원은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반면 민경욱 의원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는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추천한다고 밝혔다.

민경욱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은 “여러 가지 논의를 했고,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막말 논란’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13일 공천 면접시험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을 싸잡아 원색적인 욕설로 비판한 글을 공유해 논란이 일었었다. 해당 게시물은 타인의 글을 인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게시물의 글 대부분이 욕설이라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나왔다.

민 의원은 공천 배제 직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통합당 선거복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 민 의원은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헌혈자가 대폭 줄어들어 혈액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며 “헌혈을 통해 따뜻한 이웃사랑을 전해보시는 건 어떠실지요??”라고 썼다.

이와 함께 헌혈하는 사진을 여러장 올렸다. 이는 지난 18일 통합당이 출범한 직후 지도부가 첫 행보로 했던 ‘헌혈’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황교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통합의 정신 중 하나가 ‘헌신’”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부터 앞장서 헌혈을 하자고 제안해 다녀왔다”고 말했었다.

민 의원의 헌혈 게시물 아래엔 지지자들의 격려와 위로가 쏟아졌다. 아울러 공천에서 배제시킨 통합당을 비판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헌혈까지 했는데 컷오프가 말이 되냐?” “공천 학살 예상대로 간다. 앞에서 싸운 사람을 탈락시키다니…”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해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민경욱 의원의 공천 탈락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데스노트'가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의 저승사자'로 '진풍낙엽'(陳風落葉)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던 진 전 교수가 "함량미달로 퇴출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던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천경쟁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공격에 지나칠 정도로 열심이었던 민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씨×× 잡것들아!”라고 시작하는 약 3000자 분량의 글을 올렸다. 인터넷상에 떠도는 출처불명의 글로 "문재인X 재산이 까뒤집혀지는 날 그X이 얼마나 사악하고 더러운지 뒤늦게 알게 되고", "후광인지 무언지 김대중 같은 X", "대도무문이란 김영삼 같은 X 개무시로 쪽무시로 나갔어야 했는데!"라며 전현직 대통령을 가리지 않고 험한말을 퍼 부었다.

다음날 진 전 교수는 14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따져야 할 것은 후보자격이 아니라 인간자격이다"며 "한국당이 공천을 줄지, 탈락시킬지 지켜보겠다"고 데스노트에 '민경욱'하고 적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정봉주 정리했습니다. 한국당에서 민경욱씨에게 공천 주면, 아마 4월에 선거 치르는 데에 지장이 많을 것"이라면서 "이 1분, 자유한국당의 김용민이 될 것이다"고 한번 더 못을 박았다.

29일 뉴스1은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 애썼던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진풍에 맥없이 떨어져 나갔다.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원내대표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성태 의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진중권 데스노트속 손님이었다"고 했다.

친문 지지층 여론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봉주 전 의원 역시 '데스노트'를 피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러면서 "현재 가장 가슴조리고 있을 정치인은 이언주 통합당 의원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가 지난 19일 "이언주 의원이 한 것이라곤 머리를 민 것밖에 없다"며 "세상에, 머리 밀었다고 공천 줍니까? 유권자를 우롱하지 말라"고 통합당 데스노트에 이 의원이 올랐음을 통보했다."고 했다.

부산에 둥지를 틀 예정이었던 이언주 의원은 '보수의 잔다르크'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지금까지 조용히, 당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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