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역설적이지만 한국에 환자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조사 등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한다. 현재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은 새로운 방역관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한 말이다.

국내에서 우한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했지만 확진자가 이미 70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5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자화자찬적 평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아날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지금 대구·경북 지역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실조차 못 하고 댁에 기다리는 분들이 아직도 2천여 명이 있고, 엄청나게 불안하고 답답해하고 있을 상황이라며 우리 방역체계의 우수성은 한두 달이나 지나야 평가받을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어제는 '의사 안철수(국민의당 대표)'가 전한 대구의 어느 확진부부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지난주에 한 아주머니 환자분을 만났다"고 안철수 대표는 운을 뗐다. 어디가 불편하냐고 묻는 안 대표에게 이 환자는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숨 쉬는 건 불편하지 않나. 통증은 없나."란 안철수의 질문에 이 환자의 대답은 이랬다.

"그게 아니라, 어제 제 남편이 죽었다. 같은 병(코로나19)에 걸린 후 서로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어제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이후로 계속 가슴이 답답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시체를 화장해버리면 다시 남편의 얼굴을 볼 수도 없다. 병이 낫지 않아 장례식장에 참석할 수도 없다.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나."라고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추세적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현재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방역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날 박 장관의 말을 부언했다.

이어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증폭시키는 행동들이 일각에서 있었지만 국민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등 공직사회부터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등 솔선수범해달라"며 사실상 마스크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오늘 이탈리아가 사실상 전 국민을 '가택연금' 시켰다. WHO는  ‘글로벌 팬데믹’ 선포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는 유럽과 미국 도처로  번지고 있다. 우환이 그랬던 것 처럼 언제 우리에게 들이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이미 국민들은 '코로나 노이로제'에 걸린지 오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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