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제재

▲ 사진은 한국의 신용시장 전망은?이라는 세미나로 본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이 회사채 발행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신용등급'을 돈을 받고 판 정황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게 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 임직원들에게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통보했다. 해당 임원들은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자본시장법은 신평사들이 엄정하게 신용등급을 매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평가조직과 영업조직을 분리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평가대상 기업에 신용등급을 미리 알려주고 신용평가 업무를 수주했다.

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할 때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제시한 신용평가사를 선택할 수 있다.

신용평가가 엄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동양그룹같은 부실 기업의 무더기 기업어음(CP) 발행 등이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다. 금융권이나 투자자들은 신용평가사들의 매긴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대출이나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이 국내 3대 신평사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인 계기가 됐던 동양그룹 사태 때도 법정관리 신청 직후 동양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B~BBB급에서 D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 무용론이 확산되디고 했다. LIG건설과 웅진그웁의 회사채(CP)발행 당시에도 부실평가 논란이 일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이 '투자적격'으로 평가한 기업이 부도를 맞는 비율이 3년 연속 상승했다. 신용평가가 그만큼 부실하다는 얘기다.

투자적격 기업의 부도율은 2009년과 2010년에는 '0%'였지만 2011년 0.23%, 2012년 0.41%로 점차 높아지다 지난해 0.50%까지 올랐다. 지난해의 경우 투자적격인 BBB등급으로 평가됐던 동양시멘트, STX팬오션 등이 부도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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