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에서 4.15총선 강남구병 공천을 받았으나 정치적 정체성 논란을 빚고 있는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한 김미균(34) 시지온 대표의 공천을 철회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김 대표 공천 이후 당 안팎에서 그의 과거 행적을 들어 '친문(親文) 성향'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병 지역 일부 주민들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 자택 앞에서 김 대표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 사퇴 직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셜미디어 때문에 제가 하루 아침에 '문빠'가 돼 있더라.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추천 지역으로 정해졌던 강남병의 김미균 후보에 대해 추천을 철회한다"며 "또한 이 모든 사태에 책임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공관위원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랬는데 제가 그분들의 뜻을 다 받들지도 못하고 거둬들이지도 못하고, 판단의 실수도 있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사직으로 더욱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당이 보수의 중심 가치를 잘 지켜나가고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를 받는 당으로 커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사직은 저 혼자 한다"며 "제가 사직하겠다고 하니 공관위원들이 다 사직하신다는 것을 말렸다. 마지막 임무가 남아있는데 여러분들이 사직하면 어떻게 하냐고 나 혼자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김미균 후보에 대해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유권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종 판단의 책임은 공관위원장인 제게 있는 것"이라며 "김미균 후보 같은 원석을, 앞길이 창창한 분을 어렵게 영입했는데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는 인간적인 도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사직하면 이석연 부위원장이 실무를 하기로 했다"며 "우리 공관위는 흔들리지 않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다. 개혁과 쇄신의 첫 마음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발단은 과거 김미균이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해 친화적인 글들을 다수 올리는 등 통합당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고, 청와대에서 받은 추석 선물 등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작년 9월 12일 문 대통령에게서 추석 선물을 받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택배에도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보내서 더 다정한 선물을 받은 듯 했다"고 썼다. 2017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회사에 방문한 것도 소셜미디어에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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