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크 아탈리
[김승혜 기자] 올 여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이 파멸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유럽 최고 석학의 경고가 나왔다.

프랑스 정부 국정자문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 등을 지낸 프랑스 대석학 자크 아탈리(77)는 17일 일본 경제지인 프레지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월24일 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일본은 최고'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낸다면 일본의 미래는 파멸"이라고 경고했다.

아탈리는 "2020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지난 2016년 3월 24일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맞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불리더스포럼' 의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런던 올림픽 개회식은 영국인들에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잃었던 위신을 되찾아준 자리였다는 것. 그는 이 멋진 개회식이 "대영제국은 위대하다. 누구의 힘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과신으로 이어졌고, 결국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촉발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과 함께 유럽 최대 경제대국으로 꼽히던 영국은 브렉시트 국민투표(2016년 6월) 이후 3년 넘게 정치가 마비됐고, 그 여파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불안을 겪고 있다. 그런데 아탈리는 일본도 올림픽 이후 영국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아탈리는 끝으로 "일본은 지나친 자신감과 국수주의로 흐르지 않기 위해 런던 올림픽 개회식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탈리는 올림픽 이후 일본의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한 파멸을 우려했지만, 사실 현재로선 일본이 제대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상징' 성화 출발식도 무관중으로 결정됐고, 권투와 유도와 배드민턴, 야구 등 상당수 종목들이 올림픽 예선대회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한 상태다.

아탈리는 같은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과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20년 세계 최대 위협으로 북한을 꼽고, 미국이 북한의 응석을 계속 받아주면 끔찍한 결과가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일 갈등에 대해선 정말 유치하다며, 공통의 적인 북한에 맞서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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