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진중권 전 교수가 이재명 경기 도지사를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믿기 어렵고, 이낙연은 호남 주자라 불안하다. 아직 조국에 미련 남은 걸까?”라고 물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종교집회의 전면금지를 검토하겠다고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또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마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이기고 조국 수호대들이 민주당에 합류하면 조국 복권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조국 일가에) 그보다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최근 트윗을 올린 사실도 언급하며  "이 와중에도 열심히 트윗질을 하는 것을 보면 조국 자신도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고도 했다.

▲ 이재명
결국 참다 못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9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마냥사냥과 인권침해를 그만해 달라"고 입을 열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당하지 않아도 될 잔인한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을 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의 이 글은 지난 27일 진 전 교수가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씨에 대해)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보다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고 한 데 대한 반박 형식이지만 그동안 쌓인 공격에 대한 작심 발언이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 지사는 "어디서 들은 말인지는 몰라도 구체적 근거도 없이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는 진 교수의 주장은 그야말로 마녀사냥의 연장이자 인권침해"라고 했다.

또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진실은 저도 진 교수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유무죄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며 "무죄 추정원칙은 차치하고라도 흉악범조차 헌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인권이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가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이기고, 조국 수호대들이 민주당에 합류하면 조국 복권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100% 이긴다고 한들 총선 후라면 1심도 채 끝나지 않을 터인데 무슨 수로 치열한 법정공방 도중에 형이 확정돼야 가능한 복권을 논의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이 지사는 "쓰러진 사람에게 발길질하는 것 같은 진 교수의 말이 참 불편하다"며 "뭔가에 쫓기시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할 일에 집중하고 누군가를 공격하더라도 선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지사의 조 전 장관 옹호 글은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의 장관 후보 검증을 앞둔 시점에 불거진 각종 의혹과 이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마녀사냥을 그만하고 청문회를 통한 후보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뒤 처음이다.

▲ 진중권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이 지사를 향해 문 대통령 지지자의 마음을 사려는 행보를 시작했다는 취지의 반박 글을 페이스북에 또 올렸다.

진 전 교수는 "당내 대권후보 경쟁에서는 아직 언더독이니, 코로나 국면에서 올라간 지지율을 더욱더 끌어올리려면 '친문 세력'과 그 지지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조국이 낙마하는 바람에 그 동네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상태에서 이번에 기회를 포착해 주인을 잃은 '문팬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막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지사가 솔직히 밉지 않지만 정치 감각이 다소 과도하다"면서 "(당내) 예선이 끝날 때까지는 '조국 마케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확전을 원하시겠지만 그건 도와줄 수 없고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꼬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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