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김민호 기자]기자 : "코로나19 감염확대를 억제하지 못했을 때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겠느냐”
아베 : “최악의 사태가 돼도 내가 책임을 질 성격의 일은 아니다”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 선언 기자 회견에서 이같은 답변이 일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7일 아베 총리는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 등 7개 지역에 한 달간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탈리아 기자의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기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실패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고 아베 총리는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해서 이 사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책임 회피성 답변을 한 것이다.

이어 그는 “일본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일찍부터 집단감염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책반이 클러스터 발생지역에 가서 아침부터 밤까지 감염자가 접촉했던 사람들을 계속 쫓아 검사해 감염원을 차단한다. 이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질문과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책임지지 않는 지도자는 필요 없다”며 공분했다.

8일 유튜브에 올라온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 영상의 댓글에는 “그만둬라 아베 신조, 가소롭다” “긴급 사태 선포는 신뢰가 전부인데, 아베는 그 점에서 최악이다” “얼굴도 보기 싫다. 그 얼굴에 마스크 두 장 써라” 등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가 115만 건을 넘어섰다.

다만 아베 총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는 댓글들도 더러 있었다.

한 네티즌은 “이탈리아 기자가 자기네 나라에서 몇 명이 죽은 지 모르는 듯 감히 그런 질문을 하다니” “동일본 대지진도 버틴 일본이다. 정부의 발표도 일리가 있다” “다 함께 힘내자” 등의 댓글들도 있었다.

하지만 8일 다수의 신문은 '한 나라의 행정 수반으로서 '내 책임은 없다'는 식의 태도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저널리스트 가마다 야스시는 8일 TBS 방송에서 “총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자신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아베의 고집이 통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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