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인적이 거의 없는 거리를 걷고 있다.
[김승혜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한 지 하루 만에 확진자가 처음으로 500명 이상 증가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1338명이 발생한 도쿄도이며, 오사카부 524명, 가나가와현 355명, 지바현 3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일본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는 점심시간임에도 오가는 사람이 확 줄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에 따른 영업점 휴업’ 같은 게시물을 내걸고 이날부터 짧게는 4월30일까지, 길게는 무기한 영업을 정지한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었다. 수도권 주민의 발인 지하철에서는 열차 한량에 승객은 1∼3명에 불과했다.

아사히신문은 9일 소프트뱅크 자회사이자 위치정보 빅데이터 업체인 아구프(Agoop)의 데이터 분석을 인용, 지난달 중순 평일과 비교할 때 지난 7일 JR동일본 도쿄역, 오사카(大阪)역 주변의 유동인구가 30∼4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민간 방송들의 와이드뉴스쇼에서는 긴급사태가 발령된 도쿄, 오사카 지역 등을 생중계로 연결하면서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는 사회자의 말을 연거푸 전했다.

▲ 8일 오전 일본 후쿠오카의 한 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일본 노동 문화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3일 미국 금융 매체 CNN BUSINESS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일본의 자택근무가 이뤄지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매체는 도쿄 지사의 재택 근무 촉구와 주요 일본 기업들의 재택 근무 요청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지하철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도쿄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한 자료를 인용해 일본 내 기업 노동자 중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이는 대략적으로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면대면의 전통적인 근로 문화 지향을 꼽았다. 일본의 강도 높은 노동 문화가 이런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모든 사업체를 폐쇄하지 않는 한, 아무도 집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하는 노예입니다"라는 씁쓸한 일본 내 SNS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 즈음 도쿄 지하철역은 직장으로 향하는 회사원들로 여전히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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