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일본이 가구당 천마스크 두 장씩 나눠주는데 무려 5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우편 시스템을 활용해 전국의 5000여 만 가구에 빨아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천마스크 두 장씩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가구원 수에 상관없이 고작 마스크 두 장을 나눠주겠다고 밝히자 일본 국민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로 '만우절 농담이냐'라며 조롱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 실제로 일본 정부가 천마스크를 구매해 배포하는 비용으로 무려 466억 엔(약 5200억 원)이나 책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총 466억엔이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구매하려고 하는 천마스크의 개수는 총 1억300만 장이다. 한 장당 가격은 260엔(약 3,000원)이고 전체 예산은 338억 엔이다. 이는 배송 절차 등에 투입하는 비용이 128억 엔, 한국돈으로 약 1,430억 원이다.

해당 소식을 들은 일본 국민들은 물론 야당 측에서도 천마스크 예산 규모가 너무 커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이 뿐이 아니다. 앞서 일본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지난 5일 트위터에 ‘후생성에서 마스크를 받은 간호직원이 비명을 질렀다. 귀에 거는 곳이 고무가 아닌 끈이라 귀에 걸지 못하고 마스크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장에 당혹감이 번지고 있다’고 썼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비슷한 내용의 비판글과 함께 직접 받은 마스크를 인증한 글이 올라와 있다. 이들이 업로드한 사진을 보면 귀에 거는 고리가 신축성이 아니고, 입 부분도 새의 부리처럼 톡 튀어나왔다. 이 때문에 비판론자들은 이번 정책을 ‘아베노마스크'’라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쿄신문은 코로나19로 수입이 급감한 가구나 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 때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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