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 캡처
[김민호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0일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가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라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유 이사장의 발언을 요약하면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서울 전체 지역구 49곳 중 민주당이 39곳, 통합당이 10곳의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 판세에 대해서는 "서울보다 확실한 민주당의 우세"라며 호남에서도 압도적인 석권을 예상했다. 이어 "충청권에서는 1석이라도 민주당이 더 가져갈 것"이라며 "대구·경북은 한 석을 건지면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구에 대해서는 "40곳 중 10곳에서 민주당이 (당선)되리라 본다"며 "부산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지역이어서 예측은 못하겠지만,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선거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의석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서 130석 달성에 플러스 알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의석 확보를) 많이 한다고 하면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총장은) 사실상 식물총장 상태”라며 “(윤 총장의) 장모님은 기소가 됐고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신은 바닥에 추락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의 이같은 '희망사항'이 화를 부르고 있다.

당장 민주당에서 오만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정권 견제’ 차원에서 부동층의 표심이 야당으로 쏠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종로구 구기동 유세에서 "나는 선거가 끝나는 순간까지, 아니 선거 이후에도 늘 겸손하게 임하겠다는 다짐을 여러분에게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우리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도,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며 "그런 일은 조심하는게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이제까지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지난 11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야당으로서는 '심판론'으로 안되니까 '견제론'으로  전략을 약간 수정하고 싶을 거다. 예상되는 추가 선거운동 방식은 눈물 흘리기, 삼보일배, 삭발"이라며 "여기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고 에둘러 유 이사장을 지목했다.

그는 "보수언론은 바로 오만한 여당을 제기하며 견제 프레임을 작동시키기 위해 총궐기할 것"이라며 "이미 시작되었다"고 탄식했다.

이어 "지역구 130석 플러스 알파, 알파의 크기는 클수록 좋지만 180석 논쟁이 알파의 크기를 축소시킬 위험성이 크다"며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 주셨으면 한다. 대신 위기극복을 위한 '금모으기 투표'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자중을 촉구했다.

▲ 진중권 페이스북 캡쳐
그러나 보수야당은 일제히 유 이사장의 '범여권 180석' 언급을 문제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2일 종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국민 호소 집중유세에서 "지금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얻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무도한 정권,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맹폭했다.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도 “엊그제 정권 핵심 실세가 민주당이 180석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면 우리 '이니'(문재인 대통령)하고 싶은대로 하는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며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정말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총선 후에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거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아마도 수사팀의 발을 묶어놓으려고 온갖 방해를 할 것”이  라며 “총선에서 압승이 예상되자 유시민씨가 윤석열은 이미 ‘식물총장’이라고 기뻐한다”고 했다.

그는 “유시민씨, 그 동안 바짝 긴장해 있다가 이제 마음이 좀 놓이는 모양이다. 문제의 동영상이다. 여러분들이 보고 판단하라”며 유 이사장이 주주·임원들의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에서 과거 강연을 한 영상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도 이알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 발언을 두고 “그 예측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섬뜩했다”며 “이런 일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상한다. 경제·외교·안보·탈원전의 실정은 묻혀버리고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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