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식 前 총리
[김승혜 기자] 신부전증으로 투병해온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8년 황해남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서울대 사범대 교수, 한국교육학회 회장, 한국교육개혁심의회 위원, 한국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노태우 정부 때인 1988년 문교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그는 문교부 장관 재직 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불법화 선언과 함께 전교조 결성에 참여한 교사 1,500여 명을 해직·파면 조치했다. 이에 반발해 학원민주화를 요구하며 수업을 거부한 세종대학교 학생들에 징계·유급·퇴학 등 조치를 내렸다.

정 전 총리는 1991년 5월 노태우 정부에 의해 다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후 총리 취임을 앞둔 6월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 고별 강의를 하러 갔다가 "전교조 선생님들을 살려내라" 등 구호를 외치는 대학생들한테 포위돼 20분간 계란과 페인트,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이 사건이 큰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하며 대대적인 공안정국이 조성되기도 했다.

그는 1992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며 3차례 평양을 다녀왔다. 남북고위급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로 평양에서 김일성과 면담하고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에도 관여했다.

정 전 총리는 민주자유당 대통령 후보인 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1993년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1995년 보수 진영을 대표해 민선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조순 전 경제부총리에게 패했다.

이후 대한적십자사 총재, 한국카운슬러협회 회장, 한국교육학회 회장,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 천원 오천석기념회 회장, 서울대 명예교수, 2002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조직위원회 조직위원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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