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일본에서 중증이 아니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실태가 문서를 통해 폭로됐다.

14일 발매된 주간아사히(24일자)는 ‘담당의 외래진단 수순(초진의 경우)’라는 제목의 도쿄도 의사회 문서를 한 의사로부터 제보받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14일 발매된 주간아사히(24일 자)는 '담당의 외래진단 수순(초진의 경우)'이라는 제목의 도쿄도 의사회 문서를 한 의사로부터 제보를 받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작성된 문서는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PCR)를 하는 기준을 순서도로 제시하고 있다.

이때는 감염자 폭증의 중대 국면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던 시기로 도쿄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일 17명에서 25일 41명으로 늘었고, 26일에도 47명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문서를 제보한 의사는 “이것은 도쿄도 의사회가 도내 개업의에게 배포한 문서”라며 “순서도는 PCR 검사를 받는 대상을 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서를 제보한 의사는 "이것은 도쿄도 의사회가 도내 개업의에게 배포한 문서"라며 "순서도는 PCR 검사를 받는 대상을 짜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복잡한 순서도의 첫머리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홈페이지에서도 공개한 '발열 37.5℃ 이상', '권태감' 등의 기준이 제시돼 있다. 아울러 '호흡 곤란', '과다 호흡', '청진시 거품소리' 등 폐렴 의심 증상이 있으면 혈액 검사와 흉부 X선 검사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흘 이상 개선되지 않는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다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발열 37.5℃ 이상', '동맥혈 산소포화도(SPO2) 93% 이하', '폐렴 증상'이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발열 37.5℃ 이상이고 폐렴 증상에 있어도 산소포화도가 93% 이하가 아니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다.

문서를 제보한 의사는 산소포화도 93% 기준에 대해 "우리는 통상 98% 정도의 산소포화도로 살아가고 있다"며 "93%는 '쌕쌕', '하하' 소리를 내며 죽을 정도로 괴로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간아사히는 "이 기준에 따르면 상당히 위험한 상태까지 증상이 악화하지 않으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엄격한 코로나19 검사 기준을 일선 의사들에게는 제시하면서 일반 시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이중 잣대"라고 문서를 제보한 의사는 비판했다. '가능하면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마라'는 후생성의 방침에 보건소도 따르고 있다고 주간아사히는 지적했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도쿄도의 양성 판정률은 36.7%에 달했다.

후생성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도쿄도에선 5천66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 중 2천8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기간 일본 전체에선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제외하고 6만3천132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7천123명(11.3%)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사 증세 조사의 틀 안에서 보고된 숫자로, 각 지자체에서 실시한 모든 검사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후생성은 단서를 달았습니다. 퇴원 때 실시하는 확인 검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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