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총선에서 일찌감치 대권 도전 '재수생'을 자처한 무소속 홍준표 후보(수성을)와 당당히 대권도전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수성갑)가 투표 당일인 15일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후보를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험지에서, 혹은 버거운 상대와의 싸움에서 살아난 이들은 대권을 꿈꿀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지역구에서조차 선택받지 못한’ 패자는 치명상을 입는다는 것을 익히 아는 두 사람이다.
홍 후보는 자신의 처지를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둔 수험생에 빗대며 초조함을 드러낸데 비해 김 후보는 선거운동 소회와 더불어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거듭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험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하고 시험 잘 쳤다고 생각을 해도 발표날이 다가오면 초조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이어 "수성을, 대구, 야당,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총선"이라며 "투표는 총알보다 무섭다"는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의 말도 인용했다.
홍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출신의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와 삼파전을 펼쳐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접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후보는 홍 후보와는 결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돌이켜보면 폭풍의 나날이었다"고 소회를 피력한 뒤 지역을 대표하는 지도적 인물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대구에 제 모든 것을 바쳤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김 후보는 "여든 야든 지도적 인물을 못 키우면 대구는 앞으로 10년 이상 정치적 주변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며 "당만 쳐다보고, 인물을 안 키우다간 미래가 어둡다"고 강조했다. 또 "현 미통당 지도부는 대구를 잡아놓은 물고기로 보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한표를 호소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 후보는 앞서 지난 2일 선거 출정식에서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