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강남구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태 후보 승리로 예측되자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대한민국은 저의 조국이고, 강남은 저의 고향입니다”

4·15총선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태 후보는 이날 새벽 당선이 확실시되자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선거원들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16일 오전 8시 56분 기준 강남갑 개표율이 99.9%를 기록한 가운데, 태 후보는 58.4%의 득표율을 얻어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39.6%)를 크게 앞서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태 후보는 북한에서 평양국제관계대학을 나와 영국주재 북한공사,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 등을 지내며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독일을 거쳐 귀순했다. 

귀순해서는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직을 맡아 일하기도 했던 태 후보는, 지난 2월 김형오 통합당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영입한 인재로 통합당에 발을 들였다.

탈북민으로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뛰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태 후보는 김 위원장의 공관위로부터 강남갑에 공천을 받았으나, 뒤늦게 합류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그의 공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 서류 마련에도 난관이 있었다고 밝히며 "북한당국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태영호라는 이름을 태구민으로 개명하면서, 저의 학력 역시 수정하여 주무부처에 등록했고 병적도 북한 출신이기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자유시장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에서 북한 출신의 후보가 잘 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던 당시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사명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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