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민생당 당사에서 시청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 출구조사 예측 결과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민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광풍 속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광주·전남의 총선 결과는 민주당의 전석 석권과 함께 국회 제3당인 민생당에게 당선자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수모를 가져다 줬다. 원내교섭단체(20석)에서 졸지에 ‘원외정당’으로 전락하게 된 민생당은  공중분해 수순을 밟게 될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0석’이라는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기호 3번이지만 1·2번이 없어 ‘맨 윗자리’ 특수를 누렸지만, 의석 확보 기준치인 3%에 못 미치는 득표율(2.73%, 개표율 94.5% 기준)을 얻는데 그쳤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녹색바람'에 힘입어 민생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이 16석, 새누리당 1석, 민주당 1석이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18석 석권으로 당시의 참패를 설욕했다.

총선 직전 광주·전남 의석분포도 민생당 9석, 민주당 4석, 무소속 4석, 국민의당 1석 순이었으나 완벽한 세력교체를 통해 정치지형을 뒤바꿨다.      

민생당은 이번에도 ‘제3지대 돌풍’을 재현하려 했으나, 호남에서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박지원 후보(전남 목포)마저도 2위에 머무르며 고배를 마셨다.

이른바 ‘바른미래당파’·‘대안신당파’·‘민주평화당파’ 간의 잇단 계파 갈등과 거대 양당 대결구도 등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단식을 하며 이끌어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정당득표율 3%를 얻지 못한 민생당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처럼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일각에선 민생당이 해산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데다가,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며 정당보조금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민생당 안팎에서는 당장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생당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대위가 꾸려진다면 대부분 원외인사로 채워진, 민중당과 유사한 체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