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논란의 경기 부천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국민들은 그들의 '막말 정치'를 잊지 않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막말'을 한 차명진 후보는 15일 오후 출구조사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천 소사에서의 정치를 접겠다”고 썼다.

차 후보는 “제가 죽을 용을 써서 잠깐 빤짝하는 듯 했지만 사실 텃밭의 뿌리 깊은 속성을 바꾸기는 힘들었다”며 “실제 득표율은 아마 예상보다 10프로 정도 더 줄어들 것 같다. 하도 후보 자격 시비로 설왕설래했으니”라고 전했다.

이어 “다음 선거 때의 정치 환경은 더 좋아지겠지만 같은 곳에서 세 번 낙방한 제가 또 나서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기대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의욕 충만한 우파의 새 기수, 새 선수를 발굴하던지 혹시 자발적으로 나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지자 차 후보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관참시'(剖棺斬屍)란 글을 통해 "자기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패배 원인을 차명진의 세월호 막말 탓으로 돌린다"고 반발했다.

그는 "여론조사는 이미 공천 때부터 민주당 대 통합당이 2대1이었고, 그 뒤 두 달 동안 한 번의 반전도 없었다"며 "이 모두가 차명진 발언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려면서 차 후보는 "여론조사는 김종인·박형준 입당 후 더 나빠졌다"며 "이 모두가 차명진 발언 이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차명진 막말 탓이라고 한다"며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어제 지상파 개표방송에 박 위원장과 함께 패널로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공격했다.

그는 "어제 방송에서 총선 패배를 차명진 탓으로 돌리는 박형준 발언을 옆에서 듣는 유시민이 은근 미소를 떠나 환호작약하더라"며 "형준아, 시민아. 우리 친구잖아. 너희들 참 매정하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1동 제4투표소 신송초등학교 에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구을 후보가 어머니, 아내, 아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투표를 하기 전 비닐장갑을 끼고 있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후보 역시 부적절한 언행, 일명 '막말 논란'으로 낙선의 쓴잔을 들이켰다.

민 후보는 지난해 11월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노년의 어머니를 출세한 아들이 함께는 아니더라도 근처에 모시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을까?"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또 지난해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에 대해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등 4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서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했고, 지난해 6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 실종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여론이 악화되자 그를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했다가 번복했다. 하지만 민 후보는 보수 텃밭인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했음에도 국회 입성에 결국 실패했다.

▲ 제21대 총선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 통합당 김진태 후보가 14일 오전 강원 춘천시 퇴계동 하이마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갑에서 출마한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 역시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김 후보는 지난 국회의원 임기 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들을 이어왔다. 세월호 인양 작업과 관련해서는 "세월호를 인양하지 말자. 돈도 시간도 너무 많이 든다"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는 국민들이 분노 투표를 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야당이 이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투표율이 높았음에도 야당이 참패한 이유는 분노의 대상이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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