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 총312만여 명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16일 오전 경기 화성시 장안면 장안여자중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2차 온라인개학으로 전국 초·중·고등학생 총 400만 명이 접속한 16일 오전 9시 원격수업 교실 역할을 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에 지난 14일보다 학생 3배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또 다시 접속에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EBS 측에선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을 해냈다”고 자평하는 등 당국과 현장의 평가가 엇갈렸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6일 오후 신학기 개학 추진단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거대한 정보화 시스템이 하루 만에 안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생각보다 무난하게 먹통 현상 없이 지나간 것만으로도 비교적 정상화 됐고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의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원활했으며 일시적으로 동영상 재생이나 로그인 지연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EBS·e학습터 134만 명 몰려…위두랑 중단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양대 학습관리시스템(LMS) 최고 동시접속자는 EBS 온라인 클래스가 67만5,000명, e학습터는 66만4,000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e학습터를 두고 접속 오류를 호소하는 반응이 나왔다. 트위터 계정 @SF_***은 "e학습터 서버 터졌다고 복구하면 공지 줄테니까 알아서 자율학습 하라고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들은 "점검했다면서 왜 터져서 강의를 못듣게 하느냐" "터질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2학년 학급 단체채팅방에서는 9시 30분까지 e학습터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흰 화면만 뜬 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거나, '소셜 로그인 서비스 점검을 위해 일시 중단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만 뜬 화면도 나왔다.

e학습터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따르면 오전 9시쯤 서울과 대구에 분산된 서버에서 로그인이 1~2분 정도 소요됐다. 9시30분 이후 정상화됐다.

KERIS에서 운영하는 원격수업 학급운영 커뮤니티인 '위두랑'도 이날 오전 9시 40분경 긴급 서비스 점검으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평균 7만명이 사용하던 서비스에는 이날 8만 명이 접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KERIS 측은 "(오전) 9시에 네이버·카카오톡·구글 계정을 이용한 소셜 로그인 접속자가 늘어나면서 외부 포털에서 회원정보 동기화 처리가 지연됐다"면서 "1시간여 만에 기능이 복구됐다"고 말했다.

e학습터는 이날 오전 9시대 최대 동시접속자가 66만4,000명, 10시에는 52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9시10분쯤 24만1,000명이 접속한 것에 비하면 약 2.8배 늘어난 셈이다. KERIS 측은 "소셜 로그인 기능 외 접속은 문제 없이 원활했다"고 주장했다.

▲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2학년 학급의 단체채팅방에서는 2차 온라인개학 첫날인 16일 오전 9시부터 9시30분 사이 e학습터에 로그인을 할 수 없다는 학생들의 호소가 쏟아졌다.
EBS 온라인클래스 역시 "접속했는데 튕겼다" 또는 "걱정하던대로 다운됐다" "렉이 걸렸다" "터질 듯 안 터질 듯 한다" "수업 영상이 계속 멈춘다"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EBS 김유열 부사장은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서 "지난 15일 오전 6시 이후 업로드한 동영상 9시52분 재생 지연 현상이 발생했으나 10시37분 조치 후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많은 학교에서 원격수업 출결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민간 플랫폼 클래스팅 사이트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트래픽 과부하로 접속장애가 일어났다. 초반 20분쯤 사이트 연결이 되지 않았으며, 현재 사이트는 복구됐으나 오전 10시까지도 상단에 "9시쯤 트래픽 부하로 접속과 일부 기능이 제한되고 있다"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즉시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떠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온라인 개학은 지난 9일 중·고등학교 3학년 86만 명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중·고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는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을 비롯해 13일, 14일 등 총 세 차례 접속 오류를 일으켰다.

지난 14일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해 중학생 약 30%가 사용하는 e학습터 역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플랫폼 이용 관련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이유에 대해 박 차관은 "수요자 입장, 즉 어떤 서비스를 공급받는 입장에서는 원활하게 로그인 잘 되고 영상 콘텐츠 끊기지 않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말씀드린다"며 "자료 업로드가 잘 안 되거나 재생이 끊기는 경우, 진도율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던 건 사실인 만큼 고쳐가겠다"고 말했다.

◇"이틀간 적응기…문제 생겨도 신속 대응·복구할 것"

EBS는 오류를 막기 위해 교사가 교육자료를 올리는데 불편이 없도록 네트워크 속도를 11배 끌어올렸고, 서버를 늘리면서 로그인도 학교별로 접속하도록 하는 등 각종 접속량 분산 조치를 동원해 안정화 작업에 집중했다.

특히 2차 온라인개학 이틀 전인 지난 14일 오후 10시부터 15일 오전 6시까지 학생·교사 사용패턴에 따른 시스템 부하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CPU 등 리소스 증설 및 기능 효율화 작업을 완료한 바 있다. 업로드 서버와 다운로드 서버를 분리하고, 고성능 콘텐츠 저장소도 1PB 규모에서 2PB 규모로 추가했다.

KERIS는 7개 지역에 위치한 e학습터 서버를 지난 15일까지 12개로 늘리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서버 자원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오후 9시부터 15일 오후 1시까지 서비스를 중지하고 인프라 증설 및 확대 등 인프라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비상상황에 대비해 서버 자원( 40식)을 준비하고 로그인 통합인증(SSO) 서버를 추가 증설했다.

교육부는 지난 14일 초등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가 아닌 e학습터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EBS의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e학습터에 올리면서 학생들이 한꺼번에 서버에 몰리지 않도록 분산 전략에 몰두했지만 인프라는 여전히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일 개학해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 수는 총 85만8,006명으로 중3이 41만6,790명, 고3이 44만1,216명이다. 교육부 추계에 따르면 16일 2단계 온라인개학으로 초 4~6학년, 중·고 1~2학년 등 312만7,015명이 추가됐다.

전날 투표소로 사용된 학교 6,394개교는 오전 9시가 아닌 오후 1시에 사용되기 때문에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에는 학생 수가 분산됐다. 오는 17일, 또 초등학교 1~3학년이 마지막으로 온라인개학하는 20일에는 오전 동시접속자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LMS 등 원격교육 플랫폼이 마비될 경우 학교에서는 과제물 제출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유선전화·문자메시지 응답으로 진행해야만 한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7일 배포한 '원격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내용이다.

16~17일에는 당일 또는 7일 내에 수강하거나 과제를 제출하면 사후 출석 인정이 가능하다. 교사는 EBS 강의 등 url 주소를 알려준 뒤 내용 요약이나 학습지 풀이, 탐구활동 결과 등을 대체학습 과제물로 부여할 수 있다.

박 차관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입장에서는 매끄럽지 못했다고 여기실 수 있는데 오늘(16일)과 내일(17일)은 적응기"라며 "다음주 월요일(20일)이 또 한 번의 위기 순간인 만큼 시스템 오류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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