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여정
[김홍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면서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도 없다며 신중모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북한에서 작년 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망하는 등 긴급 시에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역할을 대행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 등의 이유로 통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 긴급시 김 제1부부장이 북한 최고지도자 권한 대행이 된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한·미·일 소식통이 “그 이후 김여정 명의로 당과 군에 지시문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김 부부장이 최고지도자의 권한을 대행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둘러싸고, 그가 사실상 북한 '넘버 2' 지위에 있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체재 선정을 담당하는 당 선전선동부에 소속된 것으로 보이나, 작년 말 총회를 거쳐 인사권을 장악한 중심부서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으로 취임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미일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당시 고혈압과 심장병, 당뇨병 등이 복합적으로 악화하면서 프랑스 의사단이 지난 1월 방북하기도 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온다. 김 부부장의 권한 대행을 위한 준비 작업은 이 이후 가속화 됐다.

특히 신문은 최근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지난 1월 26일 북한 국영 언론은 김정일 총서기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동정을 약 6년 4개월만에 보도했다. 평양에서 설날 기념 공연을 관람한 김경희는 김 위원장 및 김 부부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신문은 "김경희의 위력을 과시해 김 위원장의 보좌역으로서의 김 부부장의 권위 향상을 도모했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3일과 22일에도 자신의 명의로 남북, 북미 관계에 대한 담화를 발표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김 위원장의 ‘대리인(名代)’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풀이했다.

지난 11일 평양에서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김 부부장이 리선권 외무상과 함께 '정치국원후보'로 선출됐다. 당 지도부에 해당하는 정치국에서 '당무위원', '정치국원'을 뒤 잇는 자리다.

요미우리는 김 부부장이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정치국원 후보에서 배제됐으며, 이번에 복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권한을 대행하기 위해서는 군의 장악도 필수적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전술유도무기시험발사를 시찰했을 때에 김 부부장이 동석한 것은 김 부부장이 군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다고 미 폭스뉴스가 현지시간으로 오늘(21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믿을 수 있는 국방 정보 당국자에 따른 것이라며 미 정부가 김 위원장의 유고 상황에 대비해 광범위한 계획을 갖고 있고 이 계획이 김 위원장의 사망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감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 유고시 북한에 대형 인도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에 내몰리고 중국으로의 대규모 탈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나서서 북한 현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들이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제기한 보도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확인이 쉽지 않은 북한 관련 보도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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