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김홍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는 데일리NK의 보도 이후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급속히 퍼졌고 건강위중설이 확산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북한은 22일까지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21일 국내외 언론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잇달아 보도했고 미국 CNN은 “김정은이 수술 후 위중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수도 평양이 아닌 평안북도 묘향산지구 내 향산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대체 이곳은 어떤 곳일까. 시술을 집도했다는 김만유병원의 의사는 어떤 인물이며, 왜 그가 시술을 맡게 된 것일까.

22일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향산진료소는 지난 2014년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중점적으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이른바 ‘1호’ 전용병원으로 지정됐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의 몸 상태에 문제가 생기면서 최고지도자의 건강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졌고, 이에 향산진료소가 김일성 직계인 백두혈통 중에서도 최고지도자와 그의 일촌(一寸)만 이용하는 전용병원으로 꾸려지게 됐다.

더욱이 김 씨 일가의 심혈관질환 가족력과 관련해 심장 분야를 중점 치료·관리하는 의료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향산진료소는 심장 계통의 병증을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일종의 특화 시설로 유지돼 왔다.

소식통은 “향산진료소를 심장 관리를 위한 병원으로 정한 후에 독일과 일본의 최신, 최고급 장비들을 들여왔고 지금도 (의료)기기들을 완비해두고 있다”면서 “의료진들도 최우수한 이들로 준비시켰는데 실지(실제) 여기 의료진들은 향산에 살고 있다고 해도 평양시 중구역 시민증을 주고 평양시민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산진료소를 1호 전용병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먼저 소식통은 “1994년 수령님(김일성)이 향산특각(별장)에 계시다 쓰러지셨는데 그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직승기(헬기)를 띄울 수도 없었다. 그러다 결국 급성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은 생전에 ‘향산에 진료소가 있었다면 수령님이 살아계시지 않았겠나’라며 이를 뼈아픈 과거로 언급했고, ‘향산에 언제든 비상사태를 대비할 수 있는 의료설비를 갖춰놓으라’는 교시를 내려 우수 의료기기들이 이곳 향산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또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많은 수도 평양은 특정시설, 특히 1호 관련 시설이 지어지면 금세 노출되기 때문에 안팎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곳에 암암리로 전용병원을 짓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수뇌부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민심이 교란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에 평양이 아니면서도 평양과 가깝고 일반 사람들도 접근하지 못하는 향산이 가장 좋은 조건이 된 것”이라며 “평양에서 향산까지 직승기로 20분이면 도착하는데, 평양에서 향산진료소로 바로 가는 전용 직승기와 향산에서 평양으로 띄우는 직승기가 각각 한 대씩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김만유병원은 우리나라(북한)에서 심장 쪽으로 전통 있는 병원으로 인식돼 있다”면서 이번 김 위원장의 심혈관 시술을 집도했다는 김만유병원 의사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심혈관 분야를 전공한 흉부외과 전문의로, 북한 당국이 직접 최고지도자의 심혈관 질환을 담당할 의사로 발탁해 해외에서 유학까지 시킨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이번 심혈관 시술의 집도를 맡게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그는 현재 북한 내에서 심혈관계 최고권위자로 꼽히며, 호위국이 보초를 서는 구역 안에 거주하면서 경호원도 대동하고 다닐 만큼 당국의 특수 관리를 받는 대상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사람은 김만유병원 심장외과에서 1년 정도 근무하다가 국가에서 뽑아서 독일로 유학도 다녀왔다”며 “김만유병원 집무실에는 한 달에 한 번 출근하는 정도지만 수뇌부 심장 치료를 위한 감각을 항상 유지하라고 수술 집도도, 참관도, 임상도 아무 때나 할 수 있게 보장해주며 배려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소식통은 김 위원장 시술 이후 현지에 남아있던 일부 의료진에 대해 “모두 남성이며 다 독일 유학 경험이 있는 인물들로, 심장을 전공했지만 한개 과에만 정통한 것이 아니라 호흡기내과 등 여러 과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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