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평일
[김민호 기자] 김 위원장이 위중하다는 외신 보도에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태구민(본명 태영호·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 상황과 관련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평일(66)의 존재”라고 말했다.

태 당선자는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김여정(32) 체제로 가겠지만, 현 체제를 떠받드는 60, 70대 눈에 김여정은 완전히 애송이”라며 ‘다른 옵션’으로 김평일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 당선자는 “만약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한다고 해서 북한 내부 혼란으로 즉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수십 년간 맹목적으로 상부 지시를 따르는 데 습관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여정 체제가 들어서도 북한 주민은 일단 받아들일 것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태 당선자는 “김여정 체제가 들어선 뒤 얼마나 지속될지, 김여정 밑의 최측근 보좌진이 얼마나 그를 새로운 지도자로 받들고 갈지는 문제”라며 “김 위원장처럼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김여정을) 지금 받들고 있는 이 세력들은 다 지금 60대, 70대"라며 "김여정과 거의 30년(을 함께한) 그들의 눈으로 보는 김여정은 완전히 애송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이런 체제로 갈 것이냐, 이번 기회에 우리가 한번 갈아 뽑을 것이냐, 이런 고민들을 그들은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30분 이상 걷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김 위원장의 유고 시를 준비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평일 누구?

김평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김씨 일가이지만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난 ‘백두혈통 곁가지’로 분류된다. 그는 1970년대 초반 김정일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최종 확정되면서 1979년부터 30년 넘게 헝가리·불가리아 등 해외 공관들을 돌았다. 지난해 체코 대사 근무를 끝으로 평양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교관 출신 고영환 교수(한국관광대학교)는 지난 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평일 주(駐)체코 북한대사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던 "허수아비 대사"였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김일성과 그의 두 번째 부인인 김성애의 장남으로 김정은과는 삼촌 관계다. 국정원은 지난 4일 김 대사가 교체돼 북한으로 귀국할 예정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김 대사에 대해 "북한 사람들이 그러한 소리를 많이 했다. 아버지 닮은 사람은, 똑같이 빼닮은 사람은 김평일이다. 김정일은 어머니 김정숙을 닮았지만 김평일은 정말 아버지를 닮았다. 체격이 조금만 작은 김일성이다. 이런 말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 김 대사가 후계자에서 밀린 이유에 대해선 "김일성 우상화를 통해 김정일이 김일성 눈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사는 외국에서도 철저히 감시를 받는 존재로 "허수아비 대사"였다고 했다. 고 교수는 "(김 대사가) 평양에서 오는 일체 전보문을 보지도 못하고, 전보문 쓰는, 평양으로 발송한 전보문도 못 보고 문건도 못 보고 어떤 사람도 만나지 못하는, 그러니까 철저하게 격리돼서 유배 생활을 한 지가 31년"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 대사의 이번 소환 명령에 대해선 "옆에 두고 감시해 김 대사의 '활용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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