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오상헬스케어,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이미영 기자]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높은 장벽을 넘어 잇달아 시판 승인을 받으면서 수출에 날개를 달았다.

K한류에 맞먹는 'K키트' 시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진단키트를 생산하지만 단연 우리 제품이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 역량 덕분이다. 경쟁업체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진단 능력에서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오상헬스케어,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연이어 FDA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코로나19의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증폭해 진단하는 RT-PCR 검사법이다. 승인에 따라 국산 코로나 키트 3개 제품은 미국 전역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 진단업체들은 주(州)정부에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에 진단키트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면 미국 전역에서 민간·공공기관 가릴 것 없이 자유로운 공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수출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현재 세계 30여 개국으로부터 수주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이 누적 1,000만 개를 넘었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모로코, 쿠웨이트, 아르헨티나 등에 공급했다.

씨젠은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6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통해 씨젠은 미국의 주요 검진기관들이 자사의 자동검사시스템을 통한 대량검사를 곧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미국, 호주, 파라과이, 독일, 칠레, 케냐, 페루, 인도네시아, 미얀마, 캐나다, 프랑스, 터키, 인도네시아 등 6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현재까지 국내외 출고량은 약 100만 테스트 분량이다.

물량 확대에 대비해 생산능력(CAPA)도 확충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수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에 대비해 공급에 문제없도록 생산능력을 확충해 놓은 상태”라며 “미국뿐 아니라 개별국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아르헨티나, 인도, 카타르 등에서도 수출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씨젠 관계자는 “FDA의 긴급사용승인으로 미국 수출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 확대 등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3개 회사 외에도 솔젠트, 랩지노믹스, 웰스바이오, 코젠바이오텍 등이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또 휴마시스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가 미국 FDA에 제품 등록되면서 공급 가능해졌다. RT-PCR 진단키트와 달리, 항체진단키트는 제품 등록만으로도 미국 내 공급이 가능하다.

한편 관세청은 올 1~2월 미미하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실적이 3~4월 들어 급증한데 이어 이달에는 전월 대비 18배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월별로는 1월 3,400달러(0.0022톤)에서 2월 64만2,500달러(1.6톤), 3월 2,410만3,200달러(32.4톤)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어 이달 20일 1억3,195만3,300달러(105.3톤)로 전월 같은 기간 대비 금액은 18배, 규모는 8배 넘게 늘었다. 수출 국가도 2월에 33개에서 4월에는 106개 국가로 확대됐다. 외교부는 이달 기준으로 진단키트 수출업체는 35개, 품목은 47개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