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이미영 기자]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지난달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기대하고 예상했던 대로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이변이 없는 한 5일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20대 국회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 하나를 보고 계시는 걸 겁니다"라고 밝혔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김희애의 남편이기도 한 그가 고소를 당했다. 수십억 원대 횡령 혐의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4일 이찬진 전 대표를 포함한 3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했다. 횡령 등의 금액은 총 42억9,420만 원이다.

포티스 측은 공시를 통해 "고소장 제출 후 진행되는 제반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관련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관련보도와 증권가에 따르면 포티스 현 대표이사 윤모씨가 이찬진 전 대표 등 전 대표이사 3명을 함께 회사자금 42억 9,000만 원을 배임 및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한 혐의로 지난 24일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전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포티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 대표인 윤씨는 같은 날 별도로 진모, 정모 전 대표이사 두 명도 함께 60억 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포티스 측은 지난 24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소장 제출 후 진행되는 제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포티스는 현재 매매가 정지된 상태로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과 경영진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이찬진 전 대표 등 여러명의 전 대표들을 고소한 현 대표 윤씨도 사기와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형사 고소돼 있어 법적 분쟁이 복잡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중순 중소기업 A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와 '유가증권 위조 및 동행사' 등 혐의로 윤씨를 고소했다. A사는 지난해 1월 윤씨에게 20억 원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포티스 주식과 전환사채(CB) 등을 가장한 허위 담보를 제공받아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찬진씨가 대표로 있었던 포티스는 2006년 9월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기업으로 출발했다. 2013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전자상거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피소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직 소장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찬진은 누구?

이찬진은 한 때 '한국의 빌게이츠'라고 불렸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한글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1998년 회사가 부도가 난 뒤에는 '한글과 컴퓨터' 회사를 떠나 인터넷 포털인 드림위즈를 설립했다. 2009년에는 드림위즈 외에 모바일 앱 개발업체인 터치커넥트를 설립했다. 포티스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2017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 전 대표는 1996년 치러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전국구 후보로 나섰지만 당 전체 득표 숫자가 부족해 바로 당선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순번 당선자 중 유고가 생기는 바람에 1997년 12월 의원직을 승계하며 국회의원이 됐다. 하지만 다음해 5월 사업체 경영에 전념하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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