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쇼이 Moskvoretsky Bridge에서 구급차의 모습. [시진출처=CNN]
[김홍배 기자]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의사 3명이 최근 2주간 잇달아 병원 창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사인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들 의사 3명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항의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모스크바 인근 스타시티의 한 응급의료시설 원장인 나틸리아 레베데바가 병원 창문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어 이달 1일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는 한 병원의 원장대행 엘레나 네포므냐스차야가 사망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병원 창문에서 떨어진 뒤 중환자실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레베데바가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네포므냐스차야는 병원 시설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 보건 관리들과 회의를 하던 중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당시 네포므냐스차야는 보호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병원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일에는 보로네시의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 응급실의 알렉산더 슐레포브 역시 병원 2층 창문에서 추락해 현재 중태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슐레포브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해당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슐레포브는 입원하던 날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후에도 병원 측에서 계속 일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고가 러시아 의료진이 열악한 환경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일 현재 러시아 확진자는 전일보다 1만581명 증가한 15만5,370명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확진자는 4일 연속 1만 여명씩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누적확진자수는 세계 7위다. 정작 발원지인 중국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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