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기 전에 기온이 부쩍 올라가면서 실내에서 에어컨을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에어컨을 가동하되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다만 공기청정기는 필터가 오염됐을 때 감염 우려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6일 오후 2시1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하절이 들어 에어컨을 많이 설치하는데, 중국 연구에 의하면 에어컨 자체가 바람의 환류 때문에 비말이 어느 정도 확산돼 전파가 더 멀리 갈 수 있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된 상황"이라면서도 "아직은 많은 연구나 실험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고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은 광저우 한 음식점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를 분석했는데, 당시 음식점에는 창문이 없었고 층마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연구팀은 작은 비말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니며 당시 식당에 있던 세 가족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비말이 튈 수 있는 거리는 약 2m이지만, 에어컨 바람에 실려 더 멀리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해당 식당의 특징은 환기를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에어컨 사용과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받고 있는데, 전문가들도 자주 환기를 하면서 에어컨을 트는 방안 정도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기청정기 사용에 대해선 "아무래도 필터 관리가 안 되고 필터가 오염되거나 그럴 경우에는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어컨 사용은 일반 가정 뿐 아니라 기업, 학교 등에서 여름철에 반드시 필요한 가전제품이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에어컨 사용과 관련한 방역당국의 별도 지침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도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환기가 중요하다"면서도 "올 여름 하계 방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어컨 사용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최선의 안전한 방법들을 조기에 전문가들과 확인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수업이 재개된다. 13일 고3이 우선 등교하고, 고2·중3·초1~2학년과 유치원생은 일주일 뒤인 20일, 고1·중2·초 3~4학년은 27일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중학교 1학년과 초 5~6학년은 다음달 1일에야 학교에 가게 된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오는 13일부터 전원 등교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교실 창문 3분의 1을 여는 조건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해석을 6일 각 시도교육청 교육국장에게 안내했다"면서 "오는 7일 학교 내 집단방역 세부지침 수정본에 확정안을 담아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