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교회가 교인들에게 인분 섭취를 강요하는 등 엽기적인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교회 피해 제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겪은 훈련 내용에 대해 털어놨다.
[신소희 기자] 경찰이 교인에게 인분 섭취를 강요한 의혹 등이 있는 교회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집중 수사를 위해 이번 사건을 강력팀에 배당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서울 시내 소재 A교회 관계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 사건의 고소대리인을 불러 조사했다.

동대문서는 지난달 10일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수사지휘를 받아 수사과에 배당했으나 사건을 다시 형사과 강력팀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고, 집중적인 수사를 하기 위해 강력팀에서 사건을 수사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따르면 A교회는 교인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음식물쓰레기통 들어가기', '공동묘지 가서 서로 채찍질하기', '불가마 들어가서 견디기', '양수리에서 서울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걷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을 리더십 훈련 명목으로 진행했다.

또 이 교회 전 신도이자 고소인인 B씨가 2018년 10월 '잠 안자고 버티기' 훈련이 이어지던 오전 11시께 팔에 힘이 빠진다고 호소했지만, 응급차가 출동한 것은 오후 1시22분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1시께부터 약 2시간20분 동안 교회 관계자인 C한의사와 다른 한의사의 진찰이 있었고, A교회 관계자들은 문제를 교회 내에서 해결하고자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이 B씨 측 주장이다.

B씨 측은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서울북부지검은 사건을 동대문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교계에서는 이 교회에서 이뤄진 비이성적인 훈련에 교인들이 참석한 배경에 '위계질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단 전문가인 최삼경 빛과소금교회 목사는 "제보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가정 아래, 이런 성경 해석 방식은 정통적인 교회의 것이 아니다"며 "이단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해당 교회 목사가 노회의 부노회장이고 위계질서가 명확한 상황에서 이를 지적하고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교회 담임목사인 C목사는 A교회가 소속인 노회의 부노회장을 맡고 있다. 부노회장은 향후 노회장를 맡게 되는 요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교회가 톱리더인 C목사 아래 100부장, 50부장, 30부장, 10부장 등의 리더 계급을 세분화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교회 개혁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양희삼 카타콤 교회 목사는 "A교회는 조직을 매우 잘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죄책감을 심어줘 권위에 순종하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 목사는 "회의감이 드는 교인은 맨붕팀(맨탈붕괴팀)으로 보내서 '다 너의 잘못'이라는 식으로 비난해 죄책감을 갖게 했다고 한다"며 "또 조직을 세분화시켜서 충성을 통해 올라오고 싶게 만드는 방식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등 이단에서 주로 목격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A교회는 지난 5일 '의혹 제기 관련 사실 확인 자료'를 통해 "참여자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믿음의 분량에 따라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분 섭취 등에 대해서 "극히 일부의 참여자들이 과도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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